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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대선 수요자 관심 '뚝'.. 미뤄진 벚꽃 분양, 청약 전략은

이진철 기자I 2017.04.05 05:30:00

대형건설사, 5월9일 대선 전까지 대단지 분양 '올스톱'
청약시장 인기 양극화.. "대선 이후 블루칩 단지 노릴 만"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4월 ‘벚꽃 분양’ 시즌이 도래했지만 건설사들은 분양 시기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다음달 9일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시장의 단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때문이다. 통상 봄 이사철이 절정에 달하는 4~5월은 내집 마련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져 신규 분양의 최적기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올해는 5월 첫째주 징검다리 연휴와 5월 9일 대선 확정으로 선거일 전·후 청약 일정이 겹칠 경우 홍보 효과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전방위 대출 옥죄기로 금융권이 중도금 집단대출을 중단하면서 분양 일정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미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 “대선 이후로 분양 미루자” vs “4월 전에 청약 일정 마무리”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GS건설·SK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분양을 5월 9일 대선 이후로 연기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당초 이달 중 분양할 계획이었던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소래구역 1블록에 위치한 ‘논현 푸르지오’ 아파트(전용면적 61~70㎡ 754가구) 분양을 대선 이후로 미뤘다. 이 회사 관계자는 “5월 초 징검다리 연휴와 조기 대선으로 청약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워 불가피하게 분양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도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7단지 재건축 단지인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의 분양 일정을 대선 이후로 한달 가량 늦추기로 했다. 강남권 물량으로 관심이 높은 이 단지는 최고 29층 20개동 총 1859가구 규모로 867가구(전용 59~122㎡)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SK건설은 대선 이후인 다음달에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5구역 재개발 아파트 ‘보라매 SK뷰’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상 29층짜리 18개동에 1546가구(전용 39~136㎡)로 이 중 74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GS건설은 경기 김포시 걸포동에 위치한 ‘한강메트로자이1·2차’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는 수요자들의 관심을 감안해 대선 이후로 분양 시점을 정했다. 이 아파트는 지상 36~44층 28개동 3598가구(전용 59~134㎡) 규모로 수도권에서 보기드문 대단지다. GS건설 관계자는 “단지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달부터 사전 준비를 시작해 대선이 지나면 곧바로 분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내달 초 연휴와 대선 이전에 분양을 마무리 짓겠다는 업체도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 강동구 ‘힐스테이트 암사’(460가구) △경기도 고양시 일산 ‘힐스테이트 킨텍스 레이크뷰’(299가구) △세종시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 3곳을 5월 징검다리 연휴 이전에 모두 분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 수요자 신중 모드… 단기 차익 노린 청약 자제해야

올해 1분기 분양시장이 지역별 청약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것도 건설사들이 분양 시점을 눈치보는 이유로 꼽힌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72개 단지, 3만1730가구로 전년 동기(103곳 4만808가구) 대비 22.2%나 줄었다.

특히 유력 대권 주자들의 부동산 규제 강화 움직임과 입주 물량 증가 및 대출 규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수요자들이 청약에 신중하게 나서고 있다. 올해 1분기 전 주택형이 1순위(해당지역)에 마감된 단지는 72곳 중 25곳으로 34.7%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103곳 중 32곳이 1순위 마감됐다.

수도권에선 서울 송파 오금지구 1단지(공공분양)가 53.8대 1로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서울 은평구에서 공급된 ‘백련산 SK 뷰 아이파크’도 59㎡에서 타입별 최고경쟁률(34.33대 1)이 나오는 등 전 주택형이 1순위 마감했다. 경기 평택 고덕국제신도시에도 수요가 몰리며 ‘고덕 파라곤’ 아파트도 49.3대 1, ‘고덕 자연앤자이’(공공분양) 역시 28.7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인천 중구 중산동에 선보인 ‘e편한세상 영종하늘도시 2차’는 74㎡A 타입을 제외하고 전 타입이 미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출 금리 상승과 11·3 부동산 대책에 따른 청약시장 규제, 차기 정부의 정책 변화 가능성 등으로 주택 수요자들이 분양시장 진입에 신중해지면서 단지 및 지역 선호도에 따라 청약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내 집 마련 실수요자라면 입지 여건이 우수한 재건축·재개발 등 대단지 물량을 노려볼 만하다”면서도 “분양시장이 중도금 및 잔금 대출 규제에다 전매 제한 강화로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어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청약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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