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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한 빌라에서 전세사기를 당했다는 직장인 김모(32)씨는 정신과에서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김씨는 “2억3000만원에 달하는 전세금이 묶여 있다”며 “5년간 회사를 다니면서 모은 돈을 포함해 부모님이 도와준 돈, 은행 대출까지 끌어모을 수 있는 건 다 끌어모았는데 길거리로 나가라는 것만 같다”고 하소연했다.
‘사기 당한 피해자가 바보’, ‘피해자의 무지로 당한 사기를 왜 정부에 책임지라 하느냐’는 등 세간의 인식은 고통을 가중시킨다. 피해자들이 모여 있는 단체 대화방에선 “구조적 문제인데 아직도 피해자 탓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억울하다”, “은행에서 ‘전세대출금을 갚을 게 아니면 연체를 하든 뭘 하든 답이 없다’고만 해서 처음으로 안 좋은 생각을 했다” 등 감정적인 어려움을 토로하는 대화가 오가고 있다.
이에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심리적 지원 움직임도 이뤄지고 있다. 미추홀구에서는 재난 현장에서의 위기 대응 및 트라우마를 위한 심리상담을 진행하는 ‘마음안심버스’ 지원이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상대로 가동됐다. 필요한 시민들은 누구나 마음버스를 찾거나, 24시간 전화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다.
한국심리학회도 지난 21일부터 미추홀구 현장에서 심리상담 지원을 시작했다. 지난 25일부터는 비대면 전화상담도 받고 있다. 한국심리학회는 “전세사기 피해는 생존에 위협을 주는 사건인 만큼 재해에 준하는 트라우마에 해당한다”며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