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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로 몰려가는 반도체 기업들…TSMC도 공장 건설 협의 중

김무연 기자I 2021.12.12 09:34:45

로라 호 수석 부사장, 타이베이 기술 포럼서 언급
폭스바겐, 다임러 등 고객사 밀집해 있다는 점 고려
글로벌파운드리, 드레스덴에 공장 설립…인텔도 검토
美·EU, 지원법안까지 만들며 반도체 기업 유치 안간힘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독일 정부와 공장 건설을 위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섰다. 반도체 주요 고객사로 떠오른 자동차 제조사들이 독일에 밀집해 있는 까닭이다. 최근 유럽연합(EU)이 반도체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 업체 모시기에 나서면서 독일이 새로운 반도체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TSMC 로고(사진=AFP)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로라 호 TMSC 유럽·아시아 수석 부사장이 타이베이 기술 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일 정부와 공장 건설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TSMC는 정부 보조금, 인력 채용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류더인 TSMC 회장은 지난 7월 주주들에게 폭스바겐, 다임러 같은 주요 고객사가 있는 독일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는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로라 호 부사장의 언급은 해당 계획이 구체화 됐음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독일은 최근 반도체 제조업체 유치에 공을 들이면서 유럽의 반도체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TSMC의 경쟁사인 글로벌파운드리는 이미 독일 드레스덴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인텔 또한 독일 바이에른에 반도체 공장 설립을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로 각국은 자국에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도체가 전자기기는 물론 자동차의 주요 부품으로 떠오른 반면, 생산 대부분은 TSMC나 삼성전자(005930)의 아시아 공장에서 나오는 만큼 원활한 수급을 담보하기 어려운 탓이다.

당장 일본 정부는 구마모토에 공장을 짓는 TSMC에 공장 정비비용의 절반 정도를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공장을 유치한 미국 텍사스주(州) 테네시도 10년간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의 세금 감면책을 꺼내들었다. 이탈리아 또한 인텔 공장 유치를 희망하면서 투자금의 일부를 공적 자금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미 미국과 EU도 역내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한 지원 법안까지 준비하는 상황이다. 미국은 2024년까지 자국 내 반도체 제조시설 투자액의 최대 40%에 대해 세액 공제를 해주는 반도체생산촉진법을 준비 중이다. EU는 내년 유럽 반도체법을 시행하고 2030년까지 전 세계 생산량의 20%를 담당하겠단 목표 내세웠다.

한편, TSMC는 전 세계에 자사 공장을 공격적으로 신설하고 있다. TSMC는 올해 초 2024년까지 총 1280억달러(약 148조원)를 파운드리 설비 투자에 쏟아붓는다고 선언했다. 앞서 TSMC는 지난해 말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360억달러(약41조5000만원) 규모의 2나노급 신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또, 일본 구마모토에 70억 달러(약 8조2750억원)를 투입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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