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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건건]'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TV 출연한 두 얼굴의 母

손의연 기자I 2020.11.14 07:44:00

16개월 입양아 어머니 구속…가족 다큐멘터리 출연도
텔레그램 n번방서 수천개 영상 받은 20대 남성 집행유예
法, 데이트 폭력 살해에 징역 15년·징역 20년 선고

이데일리 사건팀은 한 주 동안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소개하고 기사에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 드리는 ‘사사건건’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지난달 13일 사망한 16개월 여아의 어머니가 이번주 구속됐습니다. 이 아이는 입양아였는데요. 어머니 A씨는 아이가 숨지기 열흘 전 한 방송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행복한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습니다. 이주 사건 키워드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텔레그램 n번방 영상 다운받은 20대 집행유예 △연이은 ‘데이트 폭력 살해’ 등입니다.

생후 16개월 입양아 학대 치사 혐의를 받는 모친 A씨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온 몸 멍든 채 사망한 16개월 아이의 어머니 구속…가족 다큐멘터리 출연도

지난달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한 병원에서 생후 16개월 여아가 숨졌습니다. 이 아동의 몸엔 멍자국과 상처가 많이 발견됐는데요. 학대당한 정황이 분명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으로 숨진 것이라는 소견을 내놨습니다. 아이 어머니 A씨는 지난 11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결국 구속됐습니다. 피해아동 B양은 지난 1월 A씨에게 입양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A씨는 친딸에게 여동생을 만들어주고 싶었다는 이유로 B양을 입양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B양이 아동학대를 당하는 것 같다는 의심 신고가 경찰에 세 차례나 들어갔지만 경찰과 아동보호 전문기관을 혐의를 찾지 못했습니다. 경찰의 대처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오자 서울지방경찰청은 내부 점검단을 구성해 3건의 신고가 규정에 맞게 처리됐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관할서인 서울 양천경찰서도 해당 사건을 재수사하겠다고 했습니다. A씨가 B양이 숨지기 열흘전쯤 한 방송사 가족 다큐멘터리에 출연했던 사실도 알려졌는데요. 입양아인 B양과 행복한 모습을 연출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습니다. EBS는 이 사건 가족이 출연한 입양가족 특집 다큐멘터리 ‘어느 평범한 가족’ 다시보기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습니다.

5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광주여성민우회 등 각계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n번방에 분노하는 광주 사람들’이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 등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단체는 21대 국회에 성 착취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텔레그램 n번방서 수천개 영상 받은 20대 남성 집행유예

지난 12일 텔레그램 성 착취물 공유방인 이른바 n번방에서 2000여개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영상을 다운받은 20대 남성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3)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재범예방 강의 수강 및 사회봉사 120시간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아동·청소년 음란물의 소지 행위에 대해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다른 성범죄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고 엄벌할 필요가 있다”며 “A씨가 소지한 음란물의 수가 많고, 대가를 지급하고 이를 구매하여 죄질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음란물을 구입하고 유포를 하지 않은 점”을 강조하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9년 8월 15일쯤 n번방의 운영자 ‘켈리’ 신모(32)씨에게 구매대금으로 5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건네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영상을 2200여개를 내려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켈리’는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24)으로부터 n번방을 물려받은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A씨는 휴대전화기에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영상을 저장하고 지난 1월까지 보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편 앞서 A씨에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영상을 판 신씨는 지난 4월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사진과 영상 9만여개를 소지하고 이 중 2590개를 팔아 총 2500여만원을 챙긴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원 (사진=이데일리DB)


法, 데이트 폭력 살해에 징역 15년·징역 20년 선고

지난 13일 서울 북부지법에선 데이트 폭력 관련 살해 사건에 대한 선고가 두 건 있었습니다. 두 사건 모두 여성이 남성에게 살해당한 사건으로 범행수법이 잔혹했습니다.

서울북부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허경호)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63)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김씨는 지난 8월 11일 밤 서울시 강북구 집에서 동거하던 여성 A씨를 공구함에 있던 흉기로 수차례 내리쳐 숨지게 한 뒤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귀가하던 피해자와 말다툼을 벌이다 위험한 물건으로 피해자를 여러 차례 가격했으며 달아나던 피해자를 여러 번 때려 살해해 범행이 잔혹하다”며 “현장 사진을 봐도 매우 참혹하고, 피해자가 사망할 때까지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씨는 피해자의 유족들에게도 용서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유족들은 김씨의 엄벌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유족들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유족을 위로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하지 못했고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A씨의 범행이 예고된 것이라는 점입니다. 앞서 A씨는 지난 7월과 8월 피고인의 살해 협박을 받고 경찰에 신고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씨는 살인미수로 복역한 적이 있는 전과자로, 피해자의 공포가 상당했을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살인미수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후 또 다시 살인을 저질러 재범할 위험성이 있다”며 10년간 전자장치 부착명령도 내렸습니다.

같은 시각 다른 법정에서도 여자친구를 살해한 50대 남성이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 11부(재판장 마성영)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A(52)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전자장치 부착명령에 대해선 기각했습니다. A씨는 지난 6월 새벽 서울 강북구 한 오피스텔에서 4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요다. A씨는 범행을 저지른 후 자해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A씨는 피해자가 변심한 것으로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는 피해자와 함께 동반자살하려고 했음을 주장해왔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했다는 부분을 부인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피고인 주장처럼 동반자살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피고인이 흉기를 준비해 오피스텔까지 유인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이 반성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고 살인 동기에 대해서도 본인에게 유리한 것처럼 포장하는 것으로 보여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고 피해자의 아들과 마지막에 합의한 점 등은 참작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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