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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선택과 집중' 전략 통했다..일본·베트남에서 승승장구

이승현 기자I 2019.08.19 06:00:00

진옥동 행장 글로벌 사업 순풍
"성장 가능성 높은 곳에 집중 투자"
SBJ, 일본 은행 중 수익성 '톱10'
신한베트남, 올해만 지점 6곳 늘려

지난 15일 베트남 힐튼 다낭호텔에서 열린 신한베트남은행 다낭지점 개점식에서 진옥동(가운데) 신한은행장과 신동민(왼쪽 첫번째)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 김범구(왼쪽 일곱번째) 주베트남대사관 국세관이 테이프를 자르는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제공)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18년간 일본에 있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사기꾼’입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2000년초 일본에서 체류했을 때 현지은행을 인수해 일본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수차례 보고했으나 최고경영자(CEO) 등으로부터 실현불가능하지 않겠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고 회고했다. ‘외국계 은행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한국계 은행에 면허(현지 법인 인가)를 내줄 리 없다는 이유에서다.

진 행장은 그러나 일본 진출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2009년 9월 외국계 은행으로는 두 번째로 현지법인인 SBJ(신한뱅크재팬) 은행을 설립했다. 진 행장은 SBJ 오사카지점장과 부사장에 이어 법인장을 맡았다. 진 행장은 “수년전 씨티은행이 철수하면서 일본에는 현재 외국계은행중 유일하게 SBJ만 있다”며 “SBJ는 해외 현지화 전략의 모범사례로 꼽히면서도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신한DNA를 축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같은 진 행장의 일본 진출 경험은 신한은행의 글로벌 전략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현재 20개국에서 163개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다. 진 행장은 특히 지난 3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한정된 자원을 여기저기 뿌리지 않을 것”이라며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서 초격차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해,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을 위한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진 행장이 공을 들인 SBJ는 지난 1분기 기준 신한은행 전체 국외점포 손익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신한베트남은행(33%)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SBJ는 현재 지점과 출장소 등을 합해 13개의 점포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규모는 7조7046억원으로 649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SBJ는 임대용 부동산대출 ‘주택론’을 중심으로 소매영업에 주력해 빠르게 성장해왔다. 특히 자산건전성과 수익성 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수익성 기준으로 일본 은행권에서 10위권 안에 든다. 일본 최대 신용평가회사인 JCR은 지난해 SBJ에 대해 ‘A등급’ 평가를 부여하기도 했다.

진 행장은 특히 신한베트남은행을 아시아 금융벨트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점포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최근 ‘다낭 지점’과 ‘미딩 지점’, ‘짱주에 지점’, ‘빈증뉴시티 지점’ 등 4개 지점을 추가 개점하는 등 올 들어서만 6개 지점을 새로 열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외국계은행중 지점 수가 가장 많은 36개 지점망을 갖게 됨으로써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4조957억원으로 베트남 외국계 은행 가운데 자산 규모 1위다. 당기순이익은 2016년 502억원, 2017년 470억, 2018년 966억원 등 급증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총 고객수는 130만명 가량이다.

빠른 성장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의 베트남 통화자산 비중은 2013년 30%에서 올해 70%로 확대됐다. 직원 1794명 가운데 97%가 베트남인으로 현지 고객 대상 영업을 맡고 있다. 대출 고객의 99% 이상이 현지 고객이다. 지난 6월에는 베트남 호치민 랜드마크 지역인 푸미흥에 ‘신한 PMW 푸미흥센터’를 개점해 현지 고액 자산가의 자산관리에도 나섰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앞으로 매년 5개 이상씩 추가 개점으로 총 100개 이상을 확보해 현지은행과 본격 경쟁하겠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을 거점으로 미얀마와 캄보디아 등 인도차이나 지역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진 행장의 선택과 집중에 따른 글로벌 진출 전략은 실적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 중 국외점포 순익 비중은 2014년 8.6%에서 2016년 9.3%, 2017년 13.7%, 2018년 14.1%로 증가세에 있다. 2020년까지 은행 전체 순익 중 국외점포 비중 2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진 행장은 “무조건적 해외 진출 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에 집중 투자해 확실한 성과를 낸다는 전략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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