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내 금융회사 11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7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3개월 연속으로 동결하되 금리 인상을 요구하는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봤다. 1700조원에 이르는 가계대출 등 금융불균형 누증도 막아야 하는 한은 입장에서 연내 금리를 올릴 것은 확실하지만, 당초 예상보다 그 속도는 늦춰질 전망이다.
◇금리 인상 시기 3분기 이르다…아무리 빨라도 10월 첫 인상
시장 참가자들은 이주열 총재가 연내 인상을 언급한 만큼 7월 금통위에서 인상 소수의견이 처음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실제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11명 중 10명이 올해 4분기를 전망했고, 그중에서 10월 인상이 가장 유력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조속한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위원이 1명 존재했던 만큼 7월 인상 소수의견이 1명 나오겠으나 코로나 재확산으로 2표 이상의 인상 의견이 제시될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수출과 고용 등 전반적인 거시경제 지표들을 봤을 때는 당장 기준금리 인상도 어려울 것 없는 환경이 되었지만, 아직까지는 코로나19 재확산 등 지켜봐야 할 변수가 많은 만큼 10월 혹은 11월 정도에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점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3분기까지는 국내 경기와 물가 상승 경로를 점검하고 전염병 통제 여부 등을 검토하면서 4분기께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4분기에 첫 금리를 올린 뒤 두 번째 금리 인상 시점은 내년 1분기로 점쳐졌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경기 성장세가 이대로 이어져 올해 4분기에 첫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된다면, 내년 1분기까지 속도감 있게 두 번째 기준금리 인상도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감염병 재확산에 발목 잡힌 한은…3분기 가능성도 배제 못해
한은이 금리 인상 변수로 고려할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감염병 재확산 상황과 가계부채, 부동산시장 과열 등 금융불균형 위험 확대 두 가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은 한은의 금리 인상 스케줄을 좌우할 만한 가장 큰 변수라고 전망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0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수는 한은의 기본 시나리오 중 부정적 시나리오에 가까워 감염병 사안이 진정되기 전까지 금리로 대응하는 것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추진하는 한은이 너무 서두르는 것이란 평가도 있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한은이 연내 1~2차례 인상하기를 원하는 것 같으나 코로나19 재확산 상황과 내년 경기 둔화 예상 등을 고려할 때는 너무 서두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계부채가 1700조원을 돌파했고, 정부의 잇단 경고에도 주택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는 등 금융불균형 누증 상황이 악화하면서 3분기 인상 시나리오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8월 인상을 전망한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금융안정 목적의 기준 금리 인상을 시사한만큼 금리 결정의 가장 큰 요인은 가계부채 문제로 보인다”면서 “7월 소수의견 개진 이후 8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 한은의 7월 조기 금리 인상 주장은 약해졌지만 여전히 소수의견을 내지 않고 7월에 깜짝 인상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시장 관계자는 “한은 금통위 의사록을 분석해 보면 이미 2월부터 시작해 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무게추가 금융불균형 유의 쪽으로 기울었다”면서 “금융불균형이 더욱 누증되기 전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7월 인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