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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주전산기 교체 검토(상보)

박일경 기자I 2017.09.24 06:00:00

IBM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교체 유력
대부분의 은행 이미 유닉스로 기종 전환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KB국민은행이 주전산 기기 교체작업을 앞두고 기종 결정을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3년 전 ‘KB사태’ 당시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밀었던 유닉스로의 교체가 유력한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기종을 결정하고 내년 초쯤 주전산 시스템 교체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7월 윤종규(오른쪽)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 은행장은 유영록 김포시 시장과 KB통합주전산센터 건립을 위한 양 기관의 ‘상생 발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
◇늦어도 내년 초 주전산 기종 결정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다음 달 중순경 경기도 김포에 들어설 ‘KB통합주전산센터’ 착공을 앞두고 차세대 주전산 기기 구축사업에 대한 분석작업을 진행 중이다. 약 4개월간 타당성 분석을 마치면 내년 초 국민은행 최고경영진에 사업 타당성 분석 결과가 보고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회장과 은행장직 분리가 유력한 만큼 새 행장이 취임하는 시기와 맞아떨어질 전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연말 연초)에는 주전산 시스템을 ‘IBM 메인프레임’ 혹은 ‘유닉스’ 중에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수천억 원대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투자인 만큼 이사회 의결 등 충분한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행권 주전산 기기 교체는 트렌드다. 우리은행은 2015년 2월부터 차세대 주전산 시스템 ‘위니’ 구축에 착수해 내년 2월 완료할 예정이며, KDB산업은행 역시 2019년 5월 차세대 뱅킹 시스템을 개통한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의 주전산 기종 결정에 특히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3년 전 KB사태의 시발점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임 전 회장은 유닉스 교체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은 IBM 메인프레임 유지를 각각 주장했다. 결국 회장과 행장이 동반사퇴했고, 국민은행은 경쟁입찰을 통해 IBM 메인프레임 시스템 유지를 결정했다.

◇유닉스가 대세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주전산 기기를 유닉스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일단 IBM과의 계약기간이 오는 2020년 7월에 끝나기 때문이다. 계약 만료 전에 주전산 시스템을 바꾸려면 지금부터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전산 시스템을 바꾸는 데 통상 2년 6개월에서 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기종 전환 뒤에도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완전 교체까지는 3~4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시스템 개선에 대한 내부 검토에 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다. 2019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김포 통합데이터센터 내에 새롭게 구축된 주전산기기가 안정화될 때까지 1년 동안은 신(新)·구(舊) 시스템이 병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변화하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환경에선 IBM보다는 유닉스가 적합하다는 분석이 많다. 현재 17개 국내 은행 중 12개 은행이 주전산기 기종으로 유닉스를 쓰고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을 비롯한 SC제일·한국씨티·제주은행 등 5개 은행이 IBM 메인프레임을 쓰고 있지만, 우리은행도 유닉스로 교체 중이어서 외국계와 일부 지방은행을 제외하고는 국민은행만 남게 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핀테크·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출현과 비대면 채널의 확대로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요구받고 있다”며 “주전산 시스템은 미래 기술의 환경 변화에 대한 유연성과 IT 운영비용 절감 등 효과를 검토해 최상의 플랫폼으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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