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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띠 경제리더]비운의 44년생 새해엔 비상할까

김현아 기자I 2016.01.01 01:00:00

동부제철 매각아픔 딛고
제 2도약 선언한 김준기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1944년생 원숭이띠 CEO들은 재계 원로급인 1932년생과 우리경제의 중심축으로 활동하는 1956년생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한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허승효 알토 회장, 이건영 유니온 회장,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이명근 성우하이텍 회장, 김영준 성신양회 회장, 김수지 대화제약 명예회장, 조시영 대창 회장, 김영호 일신방직 회장, 손경호 경동도시가스 회장, 양성민 조광페인트 회장, 이정수 유니슨 회장, 남충우 타워호텔 회장, 홍평우 신라명과 회장, 최용선 한신공영 회장, 김욱 전 아가방앤컴퍼니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이종호 JW중외제약 명예회장 같은 32년생 선배들과 이웅열 코오롱 회장,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대한적십자사 총재) 같은 56년생 후배들 사이에서 경영 일선을 누비고 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좌)과 김욱 아가방앤컴퍼니 전 회장은 현존하는 몇 안 되는 창업주 출신이다.
하지만 44년생 CEO들 중에서는 지난해 기업 구조조정의 쓰나미로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인도 적지 않다.

한 때 금융과 전자, 철강 등 60여 계열사를 거느리며 재계 서열 17위까지 올랐던 동부그룹은 모태인 동부건설과 제조부문의 핵심 기업이었던 동부제철을 내다팔며 계열사 숫자가 지난 1년 사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자산 규모 역시 18조 원에서 6조 3000억 원이나 줄어 내년 재계 순위는 올해 20위에서 36위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1969년 직접 미륭건설(현 동부건설)을 설립해 일으킨 현존하는 몇 안 되는 창업주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그는 동부화재 등 금융 계열사들을 발판으로 제조부문에 남은 동부대우전자와 동부하이텍 정도를 갖고 2016년 병신년에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쉽지는 않은 일이나 김 회장은 초심으로 돌아가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새해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11월 강원도 춘천시 베어스 호텔에서 열린 동곡상 시상식장에서 김 회장은 최근 1년간의 부침과 소회를 밝히면서 “용기와 열정을 가지고 새롭게 도전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동곡상은 김 회장의 선친인 고 김진만 국회부의장이 강원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자신의 호를 붙여 만든 상이다. 외부 활동을 꺼리는 그가 반드시 참석하는 행사다.

역시 44년생인 김욱 전 아가방앤컴퍼니 회장도 최근 몇년 간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김 전 회장은 1979년 아가방을 창업해 국내 유아동복 용품 1위로 회사를 키웠지만 2011년 매출이 2046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출생아 수 감소와 경기불황으로 2014년 영업손실 73억3700만원으로 적자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2014년 중국 의류업체 랑시그룹의 한국 자회사 라임패션코리아에 320억원을 받고 회사를 매각했다. 아가방으로선 급성장하는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얻었고 주가도 급등했지만 35년간 이끌었던 회사를 매각한 그의 마음은 복잡하지 않았을까. 현재 아가방은 중국 교포 출신인 신동일 회장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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