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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S&P500·나스닥 뚝, 러셀지수 3.7% 급등…'순환매 나타났다'

김상윤 기자I 2024.07.12 05:06:08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 3대지수인 S&P500과 나스닥 지수가 최고치 경신을 거두고 하락했다. 반면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지수는 3.7% 이상 상승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두달째 둔화세를 이어나가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졌고, 그간 고금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소형주가 더 크게 혜택을 볼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탓이다. 반면 올 들어 급상승 했던 대형 기술주들은 일제히 뚝 떨어졌다. 뉴욕증시에서 대규모 순환매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8% 오른 3만9753.75를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0.88% 내린 5584.54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1.95% 떨어진 1만8283.41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중소형주를 모아둔 러셀2000지수는 3.71% 급등했다.

◇3개월 근원CPI상승율 연율 2.1%…연율 목표치 다가서

인플레이션이 연이어 둔화하고 있다는 시그널이 나오면서 연준이 9월 금리인하할 가능성을 보다 키웠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오르며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시장예상치(3.1%)도 밑돌았다.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하며 이 역시 시장예상치(0.1%상승)을 크게 하회했다.

6월 근원 CPI 상승률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3%로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3.4%)에 밑돌았다.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3개월 간 상승률은 연율 기준 2.1%까지 뚝 떨어졌다. 연준의 목표치(2%)에 거의 근접한 것이다.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지표로,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볼 수 있다.

지난달(3.4%)보다 0.1%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0.065%)로 이 역시 시장 예상치(0.2%)를 밑돌았다.

여전히 끈적했던 주거비도 상승폭이 둔화됐다. 주거비는 지난달 대비 0.2% 오르는 데 그쳐 2021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최근 0.4%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상당폭 둔화된 것이다. 전년동월대비로는 5.2% 올랐다. 임대료와 소유주 등가(OER) 임대료는 모두 0.3% 상승했다. 항공료 역시 0.5% 하락하며 두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실업률이 4.1%로 올라서고, 뜨거웠던 물가가 석달 연속 둔화세를 이어나가면서 연준이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보다 높아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최근 물가지표가 완만한 추가 진전을 보였고, 더 좋은 데이터가 연준 목표치 2%로 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페드워치에서 마감시점 기준 9월 금리가 인하될 확률은 92.7%까지 치솟았다. 12월 금리가 현재보다 50bp(1bp=0.01%포인트) 이상 내려갈 확률도 90.7%에 달한다. 시장은 올해 두차례 인하에 확실한 베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찰스 슈왑의 상무이사 리처드 플린은 “연준과 금리 인하를 간절히 바라는 투자자 모두에게 케이크 위에 얹은 체리”라며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이르면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대형기술주 떨어지고 중소형주 랠리…“장기투자자에 최고의 매도세”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그간 랠리를 펼쳤던 S&P500과 나스닥 지수가 뚝 떨어진 것은 순환매가 이뤄진 탓이다.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랠리를 펼쳤던 대형주를 팔고, 그간 고금리에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형주 매수에 나섰다. 대형기술주보다 투자 매력이 더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매그니피센트7 주식이 일제히 하락했다. 테슬라(-8.44%) 엔비디아(-5.57%), 메타(-4.11%), 넷플릭스(-3.67%), 알파벳A(-2.93%), 애플(-2.32%), 마이크로소프트(-2.48%) 등이 크게 하락했다. 테슬라 하락폭이 더 컸던 것은 오는 8월 로보택시 공개시점을 두달 연기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실망감이 더 커진 탓이다.

그렇다고 S&P500과 나스닥 지수가 하락 추세로 돌아서는 것은 아니다. 순환매가 이뤄지면 오히려 주식 전반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다시 주요지수도 랠리를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그동안 빅테크 중심으로 증시가 랠리가 펼쳐졌는데, 빅테크의 실적이 둔화할 경우 주식시장이 급락할 위험이 컸었다.

리톨츠 웰스 매니지먼트의 캘리 콕스는 “오늘은 시장의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다각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형 기술주들이 하락하긴 했지만, 나머지 시장으로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장기 투자자라면 (증시 전반의 상승세가 나타나기 때문에) 최고의 매도세로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국채금리 급락…2년물 국채금리 12bp뚝 4.51%

국채금리는 급락했다. 오후 4시 기준 9월 금리인하가 가시화 되자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1.9bp(1bp=0.01%포인트) 4.511%까지 뚝 떨어졌다.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7.5bp 내린 4.203%에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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