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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게 되자 축산업계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주범’이란 오명을 벗고 환경친화적으로 산업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다.
지난주 프랑스계 식품회사 다논은 유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배출량은 2030년까지 30%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앙투안 드 생아파트크 다논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소의 위장은 기후 변화에서 상당한 원인을 차지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논이 추진하는 해법 중 하나는 소의 식단을 바꾸는 것이다. 다논과 협력 중인 네덜란드계 사료회사 DSM은 지난해 유럽에서 사료 첨가제 보베르를 출시했다. 보베르는 효소 작용을 억제해 장내 미생물이 메탄을 생성하지 못하게 한다. DSM은 사료에 보베르를 섞으면 메탄 배출량이 30%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다른 회사도 사료를 바꿔 소가 내뿜는 메탄을 줄일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호주 스타트업 루민8은 해조류 성분인 브로모포름을 함유한 사료를 출시했다. 브로모포름은 소의 장내 미생물이 메탄을 생성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루민8은 브로모포름을 섭취하면, 소의 메출 배출량을 95%까지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잘 먹고 잘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소의 분뇨를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메탄과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축산업계에선 분뇨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내놓고 있다. ‘혐기 소화(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분해하는 것)’가 대표적이다. 소의 분뇨를 혐기 소화하면 연료로 쓸 수 있는 바이오가스와 질소·인 등 영양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 질소와 인은 땅을 비옥하게 하는 데 쓰인다. 영국 북아일랜드 지역에서 분뇨 처리 방안을 연구하는 농식품생명과학연구원 연구원인 존 매킬로이는 “북아일랜드의 분뇨는 쓰레기가 아니라 제자리에 있지 않은 귀중한 자원”이라고 BBC에 말했다.
애초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선 쇠고기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식품에 비해 쇠고기가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사이언스에 2018년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쇠고기로 단백질 100g를 얻기 위해선 온실가스 50㎏이 배출됐다. 돼지고기와 닭고기의 배출량은 7.6㎏, 5.6㎏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