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합천·고령 산불, 진화작업 재개…주불 진화 ‘총력전’

문승관 기자I 2022.03.01 09:22:21

‘신속 대피·방화선 구축 덕’ 민가 피해 없어…축구장 약 850배 면적 산림 피해 추산
날 밝자 헬기 47대·펌프차·물탱크차 등 장비 125대 투입…인력 520여명 진화 작업
주민 “양파 농사도 갈아엎었는데 불까지 나다니…평생 이런 불은 처음”…전전긍긍

[합천·대전·세종=이데일리 문승관 박진환 기자] 경북 고령군까지 번진 경남 합천군 산불 진화작업이 날이 밝으면서 재개됐다. 산림청과 소방당국 등은 이날 정오 전까지 주불을 잡겠다며 진화작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8일 오후 2시 8분께 경남 합천군 율곡면 한 야산에서 일어난 불이 인접한 경북 고령군 쌍림면 신촌리까지 확산했다. 불은 밤새 이어지며 약 675㏊에 이르는 면적을 태웠다.(사진=연합뉴스)
경상남도와 경남소방본부는 1일 이날 오전 6시부터 진화 헬기 47대를 차례로 투입해 주불 진화 작업을 진행하고있다고 밝혔다. 동원령에 따라 대구, 울산, 전북, 전남, 부산 등 5개 시·도에서 지원된 펌프차와 물탱크차 등 장비 125대와 진화 인력 552명도 함께 진화작업을 펼치고 있다.

전날 낮에 시작한 합천 산불은 이날 빗방울이 떨어지고 바람도 잦아들어 주불 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현재 합천 지역은 초당 1~2m 정도의 바람으로 화재발생히 초당 6m와 비교해 잔잔히 불고 있다”며 “강수량이 적긴 하지만 비까지 더해 주불 진화작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병암 산림청장도 “야간 동안 산불이 확산하지 않도록 주력했고 해가 밝는 대로 진화 헬기 47대를 투입해 정오까지 큰불을 잡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최 청장은 “낮 동안 강풍과 연무, 고압선 등 영향으로 진화 작전이 원활하지 않아 야간 진화 상황까지 이어졌다”며 “헬기로 진화하는 공중진화는 고압선 때문에 불길과 다소 떨어진 높은 곳에서 물을 뿌려 진화 효과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28일 경상 합천군 율곡면 노양리 산83번지 일원에서 산불이 발생해 경북 고령까지 번졌다. 산불화재 현장 모습.(사진=경상남도)
인명피해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위험 우려 지역의 현지 주민 150명(합천 45명, 고령 105명)은 밤사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관할 기관뿐만 아니라 인접 기관 인력과 장비를 원해 진화하는 ‘산불 3단계’와 주변 시도의 소방력을 동원하는 ‘동원령 1호’도 그대로 유지된 상황이다. 산불은 야간에도 계속 확산했다. 산림 당국은 인력을 동시 투입해 산불이 민가 등으로 확산하지 못하도록 방화선을 구축했다. 산불 진화에 특화한 진화대원 734명을 전략적으로 투입해 밤새 민가로 불이 확산하지 못하도록 조처했다. 대피령을 내려 인근 주민을 마을회관과 경로당 등으로 신속히 대피시켰다.

산림 당국 관계자는 “대원들이 불길을 따라 주변 낙엽을 긁어내는 등 밤새도록 방화선을 구축해 민가·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산림청이 추정한 현재까지 피해 면적은 675㏊(헥타르)에 이른다. 이는 축구장 크기(0.714㏊)의 약 850개에 달하는 면적이다. 경남이 185㏊, 경북 490㏊의 피해를 보고 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신속한 진화와 인명 안전을 철저히 해 줄 것을 지시했다. 전 장관은 “산림 당국과 소방 당국과 지자체는 가용 자원을 신속하게 최대한 투입해 피해를 최소화하라”며 “소방 방화선을 철저히 구축하고 화재로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 주민은 사전에 대피하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28일 경북 고령군 쌍림면 신촌리 마을회관에 산불로 대피한 주민들이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역 주민은 평생 이런 큰불은 처음 본다며 불씨가 집으로 날아들까 전전긍긍했다. 율곡면에 산다는 주민 A씨는 “양파 농사도 수지가 안 맞아서 걱정인데 산불까지 나서 하소연할 데도 없다”며 “평생 이런 큰불은 처음 봤다”고 걱정했다.

경상남도 관계자도 “안 그래도 경남은 건조한 날씨기 지속하고 있어 산불발생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었다”며 “가뜩이나 비가 오지 않아 건조한 상태였는데 이런 피해가 발생해 걱정이다”고 말했다.

강명효 경남도 산림정책과장은 “기류가 낮은 일출 이후 오전에 공중과 지상의 가용장비를 최대한 투입해 주불 진화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진화에 집중하겠다”며 “산불 발생 인근 주민은 최대한 거리를 둬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