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中 지점 개설 앞둔 코리안리 '화웨이 불똥' 튈라

유재희 기자I 2019.06.10 06:02:08

본인가 신청 앞두고 초긴장
사드 사태로 4년 만에 예비인가
화웨이 미·중 갈등에 또 '샌드위치 신세' 될까 우려 커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보험업계가 화웨이 사태의 불똥이 보험산업으로까지 튀진 않을까 노심초사다. 과거에 이미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미중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를 경험했던 터라 화웨이 사태가 제2의 사드 보복으로 확산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특히 국내 유일의 재보험사 코리안리는 오는 9월까지 중국 상하이 지점 본인가 신청을 마쳐야 하는 상황인 만큼 그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코리안리는 예비인가 당시에도 사드 영향 등으로 4년이나 걸린 경험이 있는 데다 이번에 본인가 획득 실패시 다시 예비인가부터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 4년만에 예비인가 받았는데…본인가 신청 앞두고 ‘노심초사’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중국 상하이 지점 설립을 위한 본인가 신청 준비를 마무리하고 늦어도 다음달까지 중국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이하 은보감회)에 본인가 신청을 완료할 계획이다.

코리안리는 지난해 9월26일 은보감회로부터 중국 상하이지점 내인가(예비인가)를 획득했다. 이는 코리안리가 지난 2014년 11월 상하이지점 설립 인가를 신청한 후 약 4년만에 얻은 결실이다. 내인가를 획득하면 1년 내 지점용 현지 사무실 마련,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현지 인력 영입, IT시스템 구축 등 구체적인 설립 준비를 마치고 본인가 신청을 해야 한다. 코리안리의 본인가 신청 기한은 오는 9월25일까지인 셈이다. 이후 은보감회가 영업일 기준으로 60일 이내(약 3개월)에 본인가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당초 코리안리는 설립 준비를 일찌감치 마무리 짓고 이르면 이달, 늦어도 내달까지 본인가 신청을 완료, 10월께 본인가를 거쳐 내년엔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상하이 지점 개설은 원종규(사진) 코리안리 사장이 2014년 발표한 ‘비전 2050’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의 일환이다.

코리안리는 2015년 런던 로이즈 마켓에 입성한 이후 2017년 말레이시아 라부안 지점, 2018년 두바이 지점에 이어 최근 스위스 현지법인 설립까지 마무리했다. 현재 세계 9개국에 10개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인 코리안리는 올해 상하이 지점 설립까지 마치고 이들 주요 거점을 바탕으로 오는 202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30%, 2050년에는 50%까지 확대한다는 것이 목표다.

코리안리가 해외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포화상태에 빠진 국내 보험 시장만으로는 성장이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중국 보험시장은 방대한 인구와 상대적으로 낮은 보험침투도 등을 고려해 세계 최대 보험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된다.

중요한 시기에 화웨이 사태가 터지면서 코리안리 내부적으로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더구나 예비인가 당시에도 사드 영향 등으로 결정이 미뤄진 경험이 있다. 일반적으로 해외 금융사가 중국 당국의 영업허가를 받는데 2~3년 정도 걸리는 데 코리안리는 4년이 걸렸다. 지난 2016~2017년 예비인가 심의위원회가 열렸지만 당시 사드 갈등 국면이 이어지면서 인가가 늦어졌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조만간 본인가 신청에 나설 계획이었는데 화웨이 사태가 터졌다”며 “이번에 본인가를 획득하지 못하면 다시 내인가부터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현지 분위기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동안 내인가 후 본인가를 획득하지 못한 사례가 없었고 아직까지는 중국 당국의 기류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금감원 “中보험 당국, 워낙 보수적…사태 예의주시”

SGI서울보증보험도 화웨이 사태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SGI서울보증은 중국 보증시장 진출을 위해 2017년 중국 보증보험 합작법인(JV) 설립 개설을 신청, 중국 금융당국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연내 예비인가와 내년 하반기 본인가를 기대하던 상황에서 돌발변수를 만난 셈이다.

금융감독원 금융중심지지원센터는 국내 보험사의 중국 진출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지만 중국 보험 당국이 워낙 보수적인 조직이라 쉽지 않다는 평가다. 실제 금감원은 올해 상반기부터 은보감회를 통해 보험분야와 관련된 구체적인 방안들에 대한 협의를 정례적으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지연되는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국 부처 개편 이전에도 보험업관리감독위원회(보감회)는 양국의 감독당국 간 상호교류나 협력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강했다”며 “은보감회로 통합한 후에도 보험 분야는 여전히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진출하려는 외국 보험사 감독·규제에 왜 한국 감독기관이 끼어들려고 하느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것. 그는 “중국 현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전쟁 확산

- 美므누신, 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행 지연설에 '제동' - 美무역적자 6년만에 첫 감소…對中적자 18%↓ - 끝나지 않은 G2무역전쟁, 韓경제는 어디로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