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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경기, 강한中企]<2>경기도 스타기업 넘어 세계속 스타 된 ㈜우리술

정재훈 기자I 2020.06.25 05:27:00

세계 애주가들 입맛 평정한 '가평 잣 生막걸리'
유통기한 1년으로 늘리는 연구에 道지원 한몫
25개국 수출…전통주 세계화 견인 대표 막걸리
박성기 대표 "전통주로 세계인 입맛 공략해야"

[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경기도 가평군의 두메산골 현리에는 생긴지 100년이 다되가는 술도가가 있다. 지난 1928년 조종양조장으로 시작해 상호는 몇차례 바뀌었지만 이 술도가는 우리 전통주의 세계화를 견인하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왠만한 마트 주류 코너에서 한번씩을 보았음직한 `가평 잣 生막걸리`를 생산하는 ㈜우리술 이야기다.

와인과 맥주 등 각종 수입브랜드의 주류들이 판매장을 점거하고 있었던 2003년, 허물어져가다 시피한 운악산술도가를 박성기 대표가 인수하면서 우리술이 탄생했다. 이 회사 박성기 대표는 “가평이 내노라하는 특산품인 잣을 주요 원료로 한 막걸리를 생산하면 경쟁력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세계시장을 누빌 수 있는, 특색있는 우리술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이 `가평 잣 生막걸리`를 만든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막걸리 생산 과정 중 쌀을 한번 더 투입하는 2단 담금 과정.(사진=㈜우리술)


◇경기도·道경제과학진흥원 지원의 결과물 ‘막걸리’

우리술이 한국을 대표하는 `가평 잣 生막걸리`를 생산해내기 까지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생막걸리의 특성인 10일이라는 짧은 유통기한에 있었다.

우리술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1차살균과 2차 후살균을 통한 완벽한 살균시스템을 갖춰 12개월이라는 유통기한을 자랑하는 ‘가평 잣 生막걸리’를 세상에 내놨다. 우리술의 가평 공장은 지난 2013년 업계 최초로 HACCP 인증을 받았으며 이후 ‘가평 잣 生막걸리’는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올렸다.

㈜우리쌀이 생산하는 막걸리의 주원료인 경기미를 선별하는 공정.(사진=㈜우리술)


그동안 우리술은 김포에서 나오는 경기미를 계약재배를 통해 공급받고 미국과 일본, 중국 등 14개국에 막걸리를 수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지난 2018년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인·소상공인 만찬 간담회에서 공식 만찬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성과는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선정해 지원하는 ‘스타기업’에 우리술이 이름을 올린 것도 한 몫 했다.

우리술은 2017년부터 2년 간 경기도경제과학원이 진행하는 글로벌브랜드 육성 지원사업 대상기업에 선정된데 이어 2019년에는 경기도의 ‘스타기업 육성사업’에도 선정됐다. 이 결과 우리술은 무려 100종이 넘는 막걸리를 생산, 이중 대표 막걸리를 상품화하는데 성공했다.

중소기업의 가장 큰 어려움인 신제품 개발을 위한 R&D분야는 물론 수출을 위한 시장개척분야까지 다양한 지원이 한국 전통주의 세계화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이 시기 우리술은 처음으로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대표 상품인 ‘가평 잣 生막걸리’.(사진=㈜우리술)


◇가평의 작은 술도가가 경기도 ‘스타기업’에서 세계속으로 ‘별’이 되다

올해로 우리술은 25개국에 막걸리를 수출하는 세계속에서 경기도 기업의 저력을 보여주는 스타기업으로 성장했다. 막걸리를 비롯한 전통술 제조업체들이 그동안 국내시장 안에서 우리기업들과 경쟁하던 때를 지나 수백년 전통을 가진 유럽의 와인·맥주 제조사들과 경쟁하는 시대에 도래했다.

이를 위해 우리술은 지난 2017년 동남아시아권 시장 개척을 위해 ‘Treasure of KOREA’라는 브랜드를 런칭했다. 이 역시 막걸리 세계화의 발목을 잡았던 짧은 유통기한을 1년 가까이 늘릴 수 있었던 결과물로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R&D와 세계시장개척을 지원한 덕분이다.

우리술이 생산하는 막걸리가 세계시장의 문을 열 수 있었던 또 하나 이유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박 대표의 가치관도 있었다. 수입 쌀에 비해 가격이 3배 이상 비싼 경기미를 고집하고 청정지역 가평의 지하 250m 암반수를 원수로 생산하는 한국땅에서 나온 막걸리가 세계속에 한국의 맛을 알릴 수 있다는 확고한 생산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아울러 박 대표가 주축이 돼 설립한 막걸리협회는 전통술 제조업체들이 좁은 국내시장을 벗어나 세계로 도약하는데 힘을 모을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박성기 대표.(사진=㈜우리술)


박성기 대표는 “막걸리는 한민족과 수백년을 함께 해 온 술”이라며 “㈜우리술이 생산하는 막걸리를 비롯해 한국의 모든 전통주가 글로벌 시장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만큼 뛰어난 맛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한국인의 입맛을 뛰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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