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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 경제가 자꾸 늙어가고 있다

논설 위원I 2015.12.03 03:00:00
현재 일하고 있거나 일자리를 구하는 50세 이상 경제활동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통계청의 고용동향조사 결과에 의하면 지난 3분기 경제활동인구(15세 이상 기준) 2716만명 가운데 50세 이상은 1011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늘어 분기 기준으로 처음 1000만명을 넘은 것이다. 반면 30대 이하 경제활동인구는 1021만명으로 작년 3분기에 비해 0.2% 줄었다. 취업자 수도 50세 이상이 고령층이 30대 이하 청년층보다 많았다고 한다.

노동인구의 무게중심이 30대 이하에서 50대 이상으로 옮아가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노동인구가 늙어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 사회의 제반 문제점이 농축된 결과다.

우선 저출산으로 인해 한국이 급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현상이 노동현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현재 50세 이상은 출산율이 높았던 시기에 태어났고, 70년대 중반 이후에는 출산율이 낮아져 젊은 인구의 비중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마땅한 소득원이 없어 은퇴 후에도 일손을 놓지 못하는 50대 이후 세대의 고달픈 현실도 나타나 있다. 50대에 접어든 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노후자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데다 사회 안전망까지 부실한 현실 속에서 노동시장에 안간힘을 쓰며 머무를 수밖에 없다. 여기엔 취업난으로 인해 30대 이하 세대들이 노동현장으로 진입하는 속도가 매우 완만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나타나 있다.

경제활동인구 고령화의 부작용은 한둘이 아니다. 일하는 사람이 줄어들면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소비감소로 경제의 활력이 사라지며, 제조업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만다. 연금을 수령할 노인층은 늘어나고 연금을 낼 젊은 세대는 감소하면서 사회보장 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하게 된다. 한마디로 되는 일이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인구 절벽을 피하기 위해선 발상 전환이 시급하다. 지금과 같은 안이한 고령화 대책으론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국가안보와 마찬가지라는 비장한 각오로 임하지 않고선 곤란하다.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청년취업 문제에도 특단의 신경을 기울여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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