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실적 부진으로 ‘빚더미’에 올라 앉은 한전이지만, 조환익 사장이 경영평가 성과급으로만 5181만원을 받는 등 임·직원들의 지갑은 두둑해졌다.
기획재정부가 16일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공기업·준정부기관 경영평가 성과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전이 지난해 경영평가 성과급으로 집행한 금액은 총 1085억원으로 조사 대상 116개 기관 중 가장 많았다.
여기에 한전은 직원들에게 내부 평가급 명목으로 1791억원을 추가 지급했다. 내부 평가급은 연봉 인상분 일부를 떼어내 마련한 돈을 인사고과에 따라 차등 배분하는 일종의 ‘직원 성과급’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전이 성과급 명목으로 집행한 돈은 총 2876억원에 달했다. 한전 직원 수가 총 1만9971명(6월 기준)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직원 한 명이 성과급 명목으로 가져간 돈은 평균 1440만원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한전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7454만원이었다.
올해 한전의 성과급 규모는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불어날 전망이다. 기재부가 발표한 ‘2014년 경영실적 평가’에서 116개 기관중 66등 안에 들어 보통 수준인 ‘B등급’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올해 예산에 한전의 경영평가 성과급 명목으로 2673억원을 반영해 놓았다. 한전 자체적으로는 내부 평가급으로 2155억원을 지급할 계획이어서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성과급 총액은 무려 482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직원 1인당 평균 2400만원이 넘는 돈이다.
이 같은 한전의 ‘성과급 잔치’를 불편하게 보는 시각이 많다. 삼성동 본사 매각 등 자구책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부채 규모가 58조원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전이 은행권에 지급한 이자금액만 2조3516억원이다. 이자지급액 2위에 오른 한국철도공사(5390억원)와 비교해도 4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100억원 이상의 돈을 풀어 성과급 잔치를 벌인 공공기관은 한전 외에 농어촌공사, 수자원공사, 도로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4곳이 더 있다. 이 가운데 수자원공사와 도로공사, 조폐공사 등은 올해 평가등급이 한 단계씩 상승해 더 큰 성과급 잔치를 벌이게 된다.
올해 예산에 수자원 공사의 경영평가 성과급은 539억원이 반영돼 있다. 이는 지난해(298억원)보다 두 배 가량 많은 것이다. 도로공사의 경영평가 성과급은 201억원에서 599억원으로, 조폐공사는 110억원에서 168억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B등급을 받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경영평가 성과급도 177억원에서 284억원으로 늘어난다. 다만, 농어촌공사는 2년 연속 B등급 획득에도 경영평가 성과급은 378억원에서 362억원으로 소폭 감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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