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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군침 도는 '외식 매물' 쏟아진다…옥석가리기 본격화

문승관 기자I 2020.06.17 00:20:00

코로나19 부침 겪은 외식 매물 속속 등장
10여개 커피 프랜차이즈 새 주인 기다려
높은 대중 인지도·마케팅 실적 개선 강점
‘저평가 매물 잡자’ 하반기 러브콜 관심
“인기 매물만 몰리는 옥석가리기 본격화”

[이데일리 문승관 김성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식음료 프랜차이즈들이 줄줄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다른 업종과 비교해 대중의 인지도가 높고 공격적인 마케팅과 차별화한 메뉴로 단기간에 실적 반등을 일궈낼 수 있다는 점에 사모펀드(PEF)들이 어떤 업종에 러브콜을 보낼지 고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시중에 나온 매물이 많아 확실한 잠재력을 지닌 매물에만 경쟁을 펼치는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대어급 매물 줄줄이…커피 프랜차이즈 10곳도 매각 대열 합류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달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외식업계 대어급 잠재 매물로는 △IMM PE의 할리스커피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한국법인 △SC PE의 매드포갈릭 △마마스푸드의 카페마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버거킹 △모건스탠리PE의 놀부NBG 등이 있다.

최근 ‘미스터 피자’로 잘 알려진 MP그룹이 유동성 확보 및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대열에 합류했다. MP그룹은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IB업계 관계자는 “MP그룹이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있는데다 코로나19로 배달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어 실적 개선만 나타난다면 매각에 적기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10여개 커피 프랜차이즈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 계열사인 A사는 매각 주관사 선정에 나섰다. 전국 가맹점수 200여개를 보유하고 있는 A사는 국내뿐만 아니라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섰으나 코로나19로 매출이 크게 떨어지자 매각을 결정했다.

프랜차이즈M&A거래소 관계자는 “이달까지 매각을 희망하는 커피프랜차이즈가 10곳에 이른다”며 “물류 네트워크 확보, 직영점을 통한 관리 시스템 점검, 서비스 매뉴얼 확립 등 다방면으로 관리의 어려움이 큰 것이 매각 결정의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할리스커피도 매각 시기를 조율 중이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최근 복수의 원매자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고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를 선정해 이달 중 실사 시기 등을 통보할 예정이다. 할리스커피는 IMM PE가 지난 2013년도 45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370억원을 증자했고 현재 약 3000억원의 매각가를 희망하고 있다. 자본재조정(리캡)과 배당 등을 통해 할리스커피 투자 원금 920억원을 모두 회수했다.

매각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아웃백스테이크, 할리스커피 등 최근 프랜차이즈 M&A 시장에 대어가 다수 풀려 있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F&B 업종 다수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며 “코로나19로 공개매각 절차를 밟기에 만만치 않은데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가격 차를 극복해 낼지가 가장 큰 관건이다”고 말했다.

인지도·마케팅 전략 수월…옥석가리기 본격화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외식 매물이 여타 업종과 비교해 인지도가 높은데다 마케팅 전략을 통한 밸류업(가치향상)이 수월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인수 리스트에 올려놓고 검토를 이어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2016년 아웃백을 인수한 사모펀드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는 스테이크 메뉴 본연의 강점을 살리는 한편 지난해 8월 ‘아웃백 딜리버리서비스’ 도입하면서 실적을 끌어 올렸다. 인수 당시 25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67억원으로 3년 새 6배 넘게 성장했다.

IMM PE가 보유한 할리스커피도 멤버십 제도 활성화에 따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메뉴를 개발하고 지난해 100억원을 들여 경기 파주에 연간 1700톤의 원두 로스팅이 가능한 ‘커피클럽 로스팅 센터’를 준공해 국내 소비자 입맛 잡기에 나섰다.

맘스터치로 유명한 해마로푸드서비스(220630)를 인수한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인수 직후 맘스터치 미국·베트남 법인 철수를 결정했다. 급기야 이달 1일에는 인기버거 13종을 남기고 비(非)인기메뉴 판매 중단 등 메뉴 변화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시장에서는 다양한 외식 매물이 시장에 나온 상황에서 앞으로 체질 개선과 실적 모멘텀 여부를 꼼꼼히 들여다본 후 입맛에 맞는 매물만 접근하는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협상 과정에서 적정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나오지 않으면 과감히 포기하고 ‘플랜B’로 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PEF 한 관계자는 “외식업계 인수 경험이 있는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올 하반기 외식매물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외식업계 시장 흐름이 전형적인 ‘바이어스 마켓’(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형성된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일부 매물에만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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