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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네트워크 강화로 기업금융서 성과 낼 것"

조해영 기자I 2022.06.09 06:42:40

박만수 교직원공제회 기금운용총괄이사 인터뷰
"주식·채권 조정기지만 기업금융·대체투자 양호"
"금리 인상기…도로·가스 등 해외 인프라 관심"

[이데일리 조해영 김대연 기자] “주식·채권시장이 조정 상태에 들어섰지만 해외 네트워크 강화와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다양한 자산군에서 좋은 투자 건을 모색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으로 개인투자자는 물론 기관투자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연초 이후로 주식과 채권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는 가운데 대체투자 시장도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 취임한 박만수 교직원공제회 기금운용총괄이사(CIO)는 기업금융 등에서 우수한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
박만수 교직원공제회 CIO가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교직원공제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교직원공제회)
“전통자산 떨어져도 기업금융·대체투자 성과 낼 것”

박 CIO는 최근 시장 상황에 관해 “글로벌 경제는 내년까지 둔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교직원공제회 기금운용 수익률도 주식·채권시장 조정으로 전년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산배분 비중이 큰 기업금융과 대체투자 부문은 양호한 성과를 유지하고 있어 전체적으로는 안정적인 성과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패러다임이 기업금융 쪽으로 활성화됐다”며 “섹터를 막론하고 기업금융 투자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올해 목표 포트폴리오상 국내 기업금융과 해외 기업금융 비중은 각각 10.7%, 11.8%에 달한다. 지난달 말부터는 약 2650억원 규모로 국내 벤처캐피탈(VC) 위탁운용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20년(1500억원)보다 규모가 늘었다.

박 CIO는 “실물대체 자산으로는 인프라 부문 투자를 통해 시장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도로나 가스 공급망 등 금리 인상기에 물가 상승분을 일부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해외 인프라 위주로 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한 대출형 자산 비중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서울 영등포구 교직원공제회관 전경(사진=교직원공제회)
“50조도 글로벌에선 ‘작은 손’…네트워크 강화 노력”

지난해 말 기준 교직원공제회의 운용자산(AUM)은 52조7798억원에 달한다. 회원대여와 기타자산을 제외한 투자자산만 42조원이 넘는 국내 ‘큰 손’ 기관투자자다. 하지만 박 CIO는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는 더 큰 규모의 기관들과 경쟁해야 하는 만큼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만 해도 국민연금 자산이 1000조원에 가깝고 한국투자공사(KIC)가 200조원이 넘는다”며 “결국 50조원 정도인 교직원공제회가 좋은 투자를 하기 위해선 직원들이 좋은 네트워크를 쌓아 큰 기관들과 협업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난 3월 말에 미국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CalSTRS)과 현지 물류시설 투자를 위해 약 6000억원 규모의 조인트벤처(JV) 설립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협업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신속한 의사결정 역시 필수라는 설명이다. 박 CIO는 “어떤 기관투자자도 모든 투자를 다 잘 할 수는 없다”며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관 성격에 맞는 투자처를 찾는 것도 중요하고 그 이후에 신속하고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대체투자 영역은 투자 후 5~10년은 지나야 제대로 된 수익이 나오는데 그 사이의 ‘무(無)수익’ 기간을 염두에 두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2년 교직원공제회 자산운용계획(자료=교직원공제회)
“나는 ‘삽질금융’ 세대…후배들은 세련된 금융 해야”

국내 주요 공제회 가운데 자산 규모와 역사 면에서 ‘맏형’ 격인 교직원공제회는 여타 공제회보다 일찍 내부 출신 CIO가 선임된 편이다. 박 CIO 역시 지난 1992년 교직원공제회에 입사해 만 30년 동안 교직원공제회에서 일하면서 주요 투자 부서를 두루 거쳤다.

특히 대체투자부 부동산투자팀장 등 팀장급으로 일할 때 대체투자 부서에서 주로 근무해 잔뼈가 굵다. 올해 CIO로 취임하기 전에는 2년 동안 주식과 채권 투자를 담당하는 금융투자부장을 지냈다. 내부 출신 CIO인 만큼 다른 기관투자자와 다른 교직원공제회만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점은 박 CIO의 강점이다.

그는 “저는 대체투자는 물론이고 금융투자 전반에서 룰(rule)이라고 할 게 없는 시절에 시장과 부딪히며 ‘삽질금융’을 했다”며 “지금은 시장이 많이 정교화됐고 교직원공제회 자체도 꾸준히 현금흐름이 창출되면서 안정적인 상황인 만큼 후배들은 세련된 금융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만수 교직원공제회 CIO 프로필

△1965년생 △인하대 정치외교학 △건국대 부동산 건설개발 석사 △1992년 교직원공제회 입사 △2016년 사업운영부장 △2018년 대체투자부장 △2020년 금융투자부장 △2022년 기금운용총괄이사(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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