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김형석 "미술과의 협업, 스펙트럼 확장 도와주죠"

김현식 기자I 2021.03.29 06:00:00

KG타워 '스트리트 아트' 전 찾아
피아노 연주로 관람객과 소통
미술 분야서도 활발한 활동
'사이버 밴드' 론칭 준비도

작곡가 김형석(사진=김태형 기자)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서로 다른 분야의 예술이 만나 의미 있는 시너지를 내고, 이를 통해 예술을 즐기는 각도를 확장하는 움직임이 앞으로 더욱 활발해졌으면 합니다.”

작곡가 김형석은 지난 26일 이데일리문화재단이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에 문을 연 문화전시공간 아트스페이스 선에서 셀럽과 함께 하는 도슨트 프로그램 ‘스트리트 아트 피트 셀럽-작곡가 김형석의 피아노 연주 힐링타임’을 마친 후 이 같은 바람을 드러냈다. 이번 프로그램은 아트스페이스 선 개관전 ‘스트리트 아트’ 이벤트로 기획됐다. 행사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한 가운데 관람 인원도 40명으로 제한해 열렸다.

김형석은 피아노 앞에 앉아 ‘디어유’ ‘아이에게’ ‘오버 더 레인보우’ ‘대니보이’ 등 5곡을 연주했다. 성큼 다가온 봄 날씨에 걸맞은 잔잔하고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로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그의 연주는 셰퍼드 페어리, 존 마토스 크래시, 존 원, 뱅크시, 제우스, 빌스 등 ‘거리 예술 선구자’로 불리는 작가들이 만들어낸 ‘스트리트 아트’ 전의 그라피티 아트 작품과 어우러져 신선한 자극을 줬다.

김형석은 행사 후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상황 속 예술 작품들이 전시된 공간 안에서 관객과 음악으로 교감할 수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개인적으로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공연이 될 것 같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감동적인 연주로 관람객의 박수를 이끌어낸 그는 “제가 써놓은 연주곡 중 평소 좋아하는 곡들과 그라피티 아트와 어울리는 활동적이고 신선하면서 감각적인 곡들을 선보이고자 했다”고 선곡 배경을 설명했다.

김형석은 “아무래도 전문 피아니스트가 아니다 보니 피아노 하나로만 많은 걸 표현하기엔 내공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겸손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전혀 다른 예술의 형태를 엮어 새로운 조류를 만들어 내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팝스타 비욘세는 루브르박물관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며 “향후 음악과 아트를 접목한 좀 더 디테일하고 재미있는 공연을 만들어 선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김형석 작곡가가 26일 서울 중구 KG타워 ‘아트스페이스 선’에서 열린 ‘작곡가 김형석의 피아노 연주 힐링타임’에서 연주 및 해설을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 박진영의 ‘너의 뒤에서’ 등 수많은 명곡을 탄생시킨 가요계 대표 ‘히트곡 메이커’인 김형석은 음악뿐 아니라 미술 분야와도 인연이 깊다. 2017년 중국에서 열린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공연 예술감독을 맡은 바 있고, 2018년에는 음악과 팝아트의 결합을 다룬 ‘김형석 위드 프렌즈 팝 & 팝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같은 해 K팝과 K아트의 협업을 다룬 ‘A-스테이지’ 총연출을 맡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김형석은 아트 에이전시 아트펌을 이끌며 작가들과 다양한 협업 공연을 선보이는 중이기도 하다. 그는 “아트펌은 회사보다 길드 개념에 가깝다”며 “처음엔 팝 아트 작가들 위주였지만, 지금은 미디어 아트, 그라피티, 사진,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 100여명과 함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크레이티브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음악이든 미술이든 무언가 재미있는 걸 만들어내는 것이 아트펌의 지향점이에요. 작곡가로 활동하며 오랜 시간 청각적인 부분에서만 모티브를 찾아왔는데 시각적인 부분들을 접하면서 많은 도움을 얻고 있어요.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는 협업 활동은 스펙트럼을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창작자들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뷰 말미에 김형석은 ‘메타 버스’ 시대에 발맞춰 가상의 캐릭터를 앞세운 사이버 밴드 론칭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도 밝혔다. “여러 작가와 함께 힘을 모아 음악, 아트, 패션 등 다양한 요소를 버무려 녹인 사이버 밴드를 만들어보려고 해요. 향후 사이버 밴드의 캐릭터를 등장시킨 전시회를 여는 것도 재미있는 작업이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 기대가 큰 부분인 만큼 집중해서 준비해보려고 해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저의 스펙트럼을 또 한 번 넓혀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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