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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체감 물가만 쑥…마스크값 한달새 5배 '껑충'(종합)

이명철 기자I 2020.03.04 04:00:00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1.1%…두달째 1%대 유지
생활물가 석달째 강세…교통비·관리비·식비 다 올라
마스크 온라인 4000원선 거래…서비스 분야만 타격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조해영 기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소비가 위축했지만 체감 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 불안 영향에 실생활과 연관성이 높은 일부 품목은 가격 강세를 유지했다. 특히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마스크의 경우 한달새 가격이 5배 가량 폭등하는 등 서민들의 물가 부담은 커지고 있다.

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물가 상승세…서민 지갑 부담만 늘어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1%(전년동월대비) 올랐다. 1월(1.5%)에 이어 두 달 연속 1%대 상승세다.

코로나19 사태로 외출과 소비가 줄면서 0%대 저물가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랐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일부 품목에 개별적으로 한정됐다”며 “전체 큰 수치로서 의미 있는 차이를 드러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둔화에도 그동안 물가상승률을 낮추는데 크게 작용했던 석유류 가격이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했다.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물가 부담은 더 큰 편이다. 전체 품목 중 구입 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에 민감한 생활물가지수는 1.7% 올라 석달째 1~2%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석유류는 지난해 상반기 유류세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되면서 1년 전보다 12.5% 뛰었다. 세부 품목을 보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15.1%, 10.7% 상승했다. 도시가스(3.6%), 지역난방비(3.3%)도 올라 부담은 더욱 커졌다.

농축수산물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상승폭이 0.3%로 전월(2.5%)보다 낮아졌지만 수산물은 어획량 감소로 7%의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고 축산물도 2.5% 올랐다. 과실류 등 농산물 가격(-2.6%)만 부진했다.

품목별로는 공급량이 크게 감소한 배추(80.3%)와 무(58.6%)를 비롯해 고등어(15.0%), 국산쇠고기(4.8%) 등 일명 ‘밥상 물가’에 포함하는 항목들의 가격이 크게 뛰었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택시료가 8.1% 올랐으며 보험서비스료(7.5%), 시내버스료(4.9%), 구내식당식사비(3.1%) 등 순으로 상승했다. 교통비나 관리비, 식비 등 생활비를 구성하는 주요 물가가 죄다 오른 셈이다.

특히 수요가 폭증한 마스크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통계청은 미세먼지 등으로 지출 비중이 커짐에 따라 마스크를 물가동향 조사에 포함하기 위해 예비조사 품목으로 조사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가격 동향을 파악해 정책자료로 제공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마스크 가격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800원 수준에 거래됐지만 확산 우려가 커진 이후 4000원대로 급등했다. 공적 물량을 보급한 지난달 29일부터는 가격 상승 추세가 일부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오프라인 약국의 판매 가격은 2000원대 초반의 안정적 흐름을 유지했다.

[이데일리 김다은]
◇ 근원물가 0%대…準디플레 우려 여전

일부 체감물가 품목을 제외하면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는 낮은 수준이다. 물가의 장기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0.6% 올라 전달(0.9%)보다 하락폭이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0.5% 오르는데 그쳤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해 8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지난해 3월부터 0%대 상승폭에 머물렀다.

근원물가가 1%대 초중반까지는 올라서야 저물가 기조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할 수 있음을 감안할 때 아직까지 준(準) 디플레이션 국면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근원물가가 0%대고 GDP 갭(국내총생산(GDP)과 잠재 GDP간 격차)이 마이너스인 것을 볼 때 아직 수요측 상승 압력이 약하다”며 “정부가 소비를 장려하고 있지만 갈수록 수요가 더욱 위축하면서 앞으로 물가 하방 압력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2월 소비자물가에서도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둔화 항목들이 등장했다. 서비스물가는 지난달 0.4% 올라 1999년 12월(0.1%)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을 보였다. 여행객이 크게 줄면서 해외 단체여행객비가 5.8% 내렸으며 통상 2월 강세를 보이는 외식은 졸업식 등 취소·축소 여파에 상승폭 제로(0%)에 그쳤다.

안 심의관은 “올해는 1%대 초중반 물가 상승률을 예상했지만 무상교육과 코로나19 대책에 따른 개별소비세 인하 등 물가 하락 요인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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