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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복지하려면 올해안에 세금 올려야"

이연호 기자I 2018.07.02 06:00:00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회 회장 인터뷰
서 회장 "선거 없는 내년 고려해 올해 증세 추진해야"
모든 국민에 최소생활비 지급 '기본소득제' 도입해야
저출산 해법 '출산장려세 도입'·'혼외 출생 자녀 동등 대우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사진=한국사회복지협의회.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지속 가능한 복지를 위해 정부는 올해 증세를 추진해야 합니다”

문민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서상목(사진)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 정부 내 선거가 없는 해는 사실상 내년 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선거를 앞두고는 표를 의식해 증세를 추진하기 힘든 만큼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보여준 높은 지지율을 밑천으로 올해 증세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수 십년간의 국가 복지 숙원들을 현 정부는 1년 만에 모두 해결했다”며 “다만 여러 경제 지표가 안 좋은 상황에서 현재의 복지 정책을 유지하려면 증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1년 만에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완화, 아동수당 도입, 치매국가책임제, 기초연금 인상 등 그동안 난제로 남아 있던 굵직한 복지 정책들을 시행했다.

서 회장은 악화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소득제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기본소득제는 최소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저소득층의 소득 보전을 위한 최소생활비를 지급하는 제도다. 보편적 복지의 상징이자 일부 육럽과 북미에서 시행 중이다.

서 회장은 “최저임금제는 결국 시장 개입으로 이어져 일자리 감소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기본소득제 도입을 통한 복지 대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소득제는 모든 국민에게 사회권을 보장해 주는 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용역을 맡겨 이에 대한 연구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4강조했다.

저출산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는 실질적인 의미의 출산장려금을 제공하고 사실혼 관계에서 생기는 아이들에게도 똑같은 혜택을 주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우리나라가 단기간내에 인구과잉국가에서 초저출산국가로 전환한데는 국민들 사이에 팽배한 물질만능주의가 한 몫을 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 조사에서 ‘당신은 물질주의자입니까’라는 질문을 했는데 우리 국민 60%가 ‘그렇다’고 답했다. 미국은 20%, 영국은 5~6%에 불과하다”고 소개했다.

서 회장은 “모든 것을 돈으로 계산하니 경제적으로 도움이 안되는 결혼과 출산을 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서 회장은 “출산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아동수당 말고 출산시 일시금으로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며 더 나아가서는 출산장려세라는 이름의 목적세를 만들고 이를 기업에 부담하게 해야 한다”며 “돈을 주려면 많이 제대로 줘야 한다”고 했다.

또 프랑스처럼 사실혼 관계 자녀들에게도 법률혼 자녀들과 똑같은 혜택을 줌으로써 불법적으로 자행되는 낙태를 절반만 막을 수 있어도 출산율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사회복지협의회가 복지의 효율성을 제고해 지역복지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중심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서 회장은 “복지시계의 톱니바퀴가 연결이 매끄럽지 못해 돈이 많이 들고 복지 전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협의회가 민관 가교의 역할에 충실해 복지시계의 효율성 향상에 앞장서겠다”고 언급했다.

앞으로의 개인적 포부에 대해서는 정책 전문가로 살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서 회장은 “원래 난 정책을 하던 사람인데 청와대의 권유로 전국구 국회의원이 되는 바람에 정치도 하고 장관도 하게 됐다”며 “복지와 경제를 융합한 웰페어노믹스(welfarenomics)를 통해 지속가능한 복지가 가능하도록 정책 전문가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은 1947년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났다. 서울 경기고, 미국 엠허스트대를 나와 스탠퍼드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을 거쳐 제 13, 14, 15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1988년 국민연금을 도입할때 이를 총괄 설계하고 지휘했다. 1993년 문민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다. 경기복지재단 이사장을 거쳐 현재는 인제대 석좌교수 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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