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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랑 달렸는데…" 주춤한 코스피, 7월 '중립' 의견도 [주간증시전망]

김보겸 기자I 2023.07.09 09:56:13

5월까지 15.79% 오르며 미국 앞선 코스피
6월 들어선 S&P500 오를 때 1% 넘게 하락
"美 빅테크 주목…7월 국내증시 조정 가능성도"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올 초 미국 증시와 함께 급등한 코스피가 6월 들어 상대적으로 주춤해진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우려로 달러화가 강세를 띠는 동시에 미국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진압되고 있다는 지표가 나오며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난 반면, 한국 증시는 숨고르기에 들어섰다.

코스피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7월에는 주식 비중에 대한 ‘중립’ 의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일 삼성전자(005930)가 2분기 실적 시즌 스타트를 끊으면서 증권가에선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 7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29.58포인트(1.16%) 내린 2,526.71,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26포인트(0.37%) 내린 867.27로 거래를 마쳤다.(사진=연합뉴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 코스피와 미국 S&P500이 최근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올 들어 5월까지 S&P500이 9.30% 오르는 동안 코스피는 15.79% 상승했다. 하지만 6월 들어 지난 7일까지 S&P500가 4.22% 오르는 동안 코스피는 1.65% 하락했다. 과거 한국과 미국 주가가 유사한 흐름을 보여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디커플링은 예외적인 현상이라는 평가다.

디커플링 이유로는 먼저 강달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연준이 연내 2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하는 등 긴축적 통화정책 우려가 달러화 강세로 이어진 영향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는 강하고 원화는 약해진 점이 주가의 비동조화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긴축 우려에도 미국 인플레가 점점 잡히고 있다는 지표가 나오며 미국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고도 했다. 미국 경제지표는 5월 이후 예상보다 긍정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월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은 3.8%로 4월(4.3%)보다 낮아졌다.

미국 신규 일자리가 예상보다 적게 늘면서 한숨을 돌리기도 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이 20만9000개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24만개)를 밑돌면서다.

다만 미국 고용시장 과열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은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에 따르면 민간부문 고용은 49만7000개 늘며 시장 전망치(22만개)를 두 배 넘게 상회했다. 이는 연준이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임금 상승세가 여전하고 실업률은 더 낮아져서 연준 긴축 공포는 여전히 만연해 있다는 평가다.

긴축 부담이 커질수록 미국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식은 미국 빅테크 중심으로 압축하고 빅테크 내에서도 선별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는 12일 발표되는 미국 6월 소비자물가 지표에선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2021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인 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어 인플레가 낮아지지 않더라도 연준의 긴축 긴장감을 다소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란 설명이다.

잘 나가는 미국에 비해 코스피 숨고르기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국내 증시 랠리를 제한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증시에 긍정적 전망을 가지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조정을 전망한다”며 6월에 이어 7월 주식 비중도 ‘중립’을 유지했다. 7월 전후에 달러 강세를 동반한 1차 조정이, 내년 연초 전후에 2차 조정이 예상된다는 판단이다.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염동찬 연구원은 “중국 제조업 지표가 개선됐던 4월까지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강세를 보인 반면 중국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고 미국 경제가 양호하다는 전망이 나온 5월 이후에는 미국 노출도가 높은 기업 주가가 강세였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7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며 어닝시즌 스타트를 끊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7%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리먼 쇼크’ 당시인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증권가 전망치(1813억원)보다는 세 배 이상 웃돈 수준이다. 2분기에 바닥을 찍고 3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이달 26일 공개되는 갤럭시Z플립과 폴드5가 8월 중순 출하되면 3분기 실적에 반영되는 데다, 1분기 발표한 감산 효과도 8월 들어선 기대해 볼만하다는 분석이다.

오는 12일에는 에코프로(086520) 에코프로비엠(247540) 에코프로에이치엔(383310) 등 에코프로 그룹주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26일과 27일에도 각각 LG디스플레이(034220)·LG이노텍, 삼성SDS 2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증권가는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며 자동차주가 선방하는 만큼 2분기 다수의 기업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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