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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곳 이상의 실적 컨센서스가 있는 회사 중 이날 오후 4시까지 2분기 실적(잠정치)을 발표한 곳은 69곳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가량(57.0%)에 달한다. 이들의 2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21조3700억원으로 컨센서스 합계(20조9600억원)보다 1.96% 많지만 삼성전자의 일회성 이익 효과를 제외하면 예상치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영업이익 합계는 14조8800억원으로 컨센서스(14조7700억원)를 0.74% 하회했다.
특히 8월 중순까지 2분기 실적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전력, 대한항공, 셀트리온 등 최근 업황과 투자심리가 악화된 유틸리티·항공·바이오 업종이 실적 발표 전이라 컨센서스를 더 하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워낙 낮았는데 원화 약세에 자동차 등 수출주의 채산성이 좋아지면서 실적이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면서도 “후반으로 갈수록 실적이 안 좋은 기업들이 몰려 있어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69곳 중 47.8%인 33곳은 실적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SK하이닉스, 네이버, 포스코, LG전자, 삼성전기 등 시가총액 종목들이 대표적이다. 또 S-Oil, 대한유화 등 정유주들은 어닝쇼크를 보였다.
이들 종목은 하반기 실적 방향에 따라 주가가 엇갈렸다. 네이버는 2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20% 넘게 하회했음에도 증권가에선 2분기 실적이 바닥이고 하반기부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실적 발표 전보다 11.7%나 급등했다. 반면 LG전자는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16% 하락하면서 주가가 4.8%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OLED TV 출하량 정체 등으로 하반기에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목표주가 등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적자폭이 예상보다 12배 넘게 폭증한 쌍용차 역시 주가가 8.5% 하락했다. 수출 감소에 4분기 흑자 전환 기대감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장사의 주당순이익(EPS) 하향이 지속되다 보니 밸류에이션 기준점인 12개월 선행 주가순이익비율(PER) 10배가 1880선까지 내려왔다”며 “지수가 더 빠져야 살 만해진다는 얘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