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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붙은 이문·휘경뉴타운..서울 동북부 중심축 되나

정다슬 기자I 2017.01.16 05:30:00

이문1구역 총회서 관리처분계획 확정
삼성물산 26층 35개동 2904가구 예정
이문3구역 '결합방식 개발' 감정평가중
다세대 땅값 1년새 3.3㎡당 500만원↑
휘경2구역 이주 끝내고 사업 막바지
'SK뷰' 84㎡형, 웃돈 3천만원 붙어

△서울 이문·휘문뉴타운 일대 재개발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강북권 신흥 주거지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오는 4월 관리처분계획 승인을 목표로 감정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이문3구역 일대 전경.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서울지하철 1호선 ‘한국외대역’ 1번 출구를 나서자마자 한국외국어대 학생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하는 카페·옷가게·액세서리 가게 등이 휘경로를 따라 일렬로 늘어서 있다. 이면도로에는 오래된 저층 건물과 상가가 지렁이 같은 좁은 길을 따라 얽혀 있다. 이문동 중앙하이츠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이모씨는 “시설물들이 워낙 낡고 오래됐고 골목 골목이 음침해 밤에 돌아다니기 무섭다 보니 방범용 폐쇄회로(CCTV)를 찾아다녀야 하는 게 일상이 됐다”이라면서도 “최근 들어 재개발 사업이 진척되고 있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 앞으로 주거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답보상태에 있던 서울 동대문구 이문·휘경동 일대 도시정비사업이 하나둘 속도를 내고 있다. 노후주택과 집창촌을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는 재개발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속속 진행되면서 재개발 구역 내 빌라는 지난 몇 달 새 수천만원씩 가격이 뛰었고 인근 아파트 집값도 들썩이는 모습이다.

◇휘경2구역, 분양 완료하고 입주 공사 한창

부동산 업계와 각 조합에 따르면 이문·휘경 재정비촉진지구(이하 ‘이문·휘경뉴타운’) 내 조합들이 관리처분인가를 밟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동대문구 이문·휘경동 일대(101여만㎡)를 재개발하는 이문·휘경뉴타운은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다. 하지만 주민들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번번이 사업이 지연되는 등 장기간 표류했다. 그랬던 이곳이 재개발사업을 통해 공원과 도로, 학교, 상업시설, 병원 등 생활 인프라를 갖춘 1만 2000여가구의 매머드 주거단지로 탈바꿈을 서두르고 있다.

이문1구역 조합은 지난해 말 조합원 총회를 열어 관리처분계획을 확정했다. 이곳은 이문동 257-42번지 일대(14만 4964㎡)로 한국외대와 맞닿아있는 다세대·다가구주택 밀집지역이다. 삼성물산은 이곳에다 지상 26층 이하 35개 동 아파트 2904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조합원 분양가가 당초 통보받았던 것보다 가구당 약 3000만~5000만원 가량 상승하면서 조합원 불만이 높은 편”이라면서도 “두 차례나 설계가 변경되면서 시간을 많이 허비한 만큼 사업을 더 이상 지연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더 컸다”고 말했다. 관리처분계획 기준 3.3㎡당 평균 조합원 분양가는 1500만원 수준이다.

이문3구역 조합도 오는 4월 관리처분계획 확정을 목표로 감정평가를 진행 중이다. 이문3구역은 3-1구역과 3-2구역으로 나눠 고밀도 개발과 저밀도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는 ‘결합개발’ 방식으로 개발된다.부지면적이 15만9038㎡에 달하는 이곳에는 최고 41층 초고층 아파트 4031가구가 들어선다. 지하철 1호선 외대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외대와 경희대가 인근에 있어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임대사업 전망도 좋아 이문·휘경뉴타운 중에서도 사업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오랜 기간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상태로 답보하고 있던 이문4구역도 조합 설립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추진위원장을 선출한 이문4구역은 오는 22일 조합설립 창립총회를 열 예정이다.

이미 관리처분계획을 인가받아 사업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곳도 있다. 휘경1구역은 지난해 구청으로부터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이주가 진행 중이고, 휘경2구역은 분양을 완료하고 2019년 입주를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총 1788가구의 ‘자이’ 단지로 탈바꿈하는 휘경3구역은 지난해 구청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개발 기대감에 대지지분 가격 상승세

이문·휘경뉴타운 개발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일대 부동산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2015년 말 휘경2구역을 재개발해 369가구를 일반분양한 ‘휘경SK뷰’의 경우 계약일 이후에도 상당기간 미분양 가구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현재 이 아파트 분양권에는 현재 3000만원 가량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상태다.

개발 전에 부지를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분가치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문3구역 내 다세대주택 시세는 대지지분 기준 3.3㎡당 2500만원 선으로 일년 전보다 3.3㎡당 500만원 이상 올랐다. 인근 I공인 관계자는 “올 봄 관리처분총회를 앞두고 다세대주택 등을 사려는 문의는 많으나 물건 자체가 워낙 없어 거래는 뜸하다”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동대문 내 뉴타운은 평지 위에 조성되는 데다 과거 서울의 도심 역할을 했던 곳인 만큼 노후화된 인프라가 개선된다면 신흥 주거지로서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것”이라며 “올해 주목할 만한 강북 재개발 핵심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전문팀장은 “주택시장 침체로 일반 분양가를 마구 올리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추가분담금 등이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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