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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맥'따라 5km 구불구불..어둔 갱도속 '숨은 金찾기'

안혜신 기자I 2013.11.11 06:02:15

짙은 회색 광석에 구멍 뚫고 해저면 150m까지 채굴
분쇄·선광 거쳐 암석가루로..1톤 한자루중 180g이 金

[해남=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겨울을 재촉하는 굵은 비가 내리던 지난 9일. 서울에서 약 400여km 떨어진 전라남도 해남군을 찾았다. 국내 유일의 금은광산인 모이산광산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모이산광산은 지난 2002년 캐나다 광산업체인 아이반호가 개발했으며, 현재는 지난 9월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한 썬시멘트가 금은 채굴에 나서고 있다.

이 곳에서는 연간 약 1900톤(t)의 정광(금 360kg)이 생산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금은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금 생산의 94.54%를 차지하고 있다.

원 안에 들어있는 부분이 금맥이다. 주변 암석보다 색깔이 짙다.


금광이라고 해서 금을 직접 채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세심한 채취과정이 필요하다. 온통 금빛으로 반짝반짝 빛날 것 같았던 금광은 그와 반대로 오히려 좁고 어두웠다. 갱도의 크기는 6인승 1톤 트럭이 간신히 지나갈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주 출입구는 3.5×3.5m 크기로, 이 출입구를 따라 광구들이 마치 개미굴처럼 얽혀있다.

해저면 150m 아래까지 뚫려있는 금광 안은 휴대용 랜턴이 없으면 한치앞도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두웠다. 이날 갑자기 뚝 떨어진 외부 온도와 달리 금광 내부 온도는 17~18도 정도였다. 주말임에도 불구, 금광 안에는 총 19명의 광부가 흩어져 암석에 구멍을 뚫는 작업을 하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구멍은 아무데나 뚫을 수 없다. ‘금맥’을 찾아야 한다. 광산 내부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회색 암석을 자세히 살펴보면 주변 색과 다르게 다소 짙은 색을 띄고 있는 부분이 마치 물길처럼 연결돼있는 것이 보인다. 이것이 바로 금맥이다. 이 금맥을 따라 뚫린 전체 갱도의 길이만 무려 5km다.

광부들은 오전, 이 금맥을 쫓아 회색의 광석에 구멍을 뚫는 작업을 한다. 칠흙같이 어두운 광산 곳곳에서는 구멍을 뚫는 드릴소리와 이로 인한 분진이 쉴새없이 휘날렸다. 오후에는 이렇게 뚫은 구멍에 폭약을 설치해 발파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잘게 부숴진 광석은 지상으로 운반된다.

운반된 광석은 광산 바로 옆에 있는 선광장(원석을 정제하는 설비)으로 보내진다. 여기서는 분쇄와 선광 작업을 거쳐 채취한 암석을 가루로 만든다. 이석행 골든썬 경영팀장은 “채취한 원광석을 그대로 팔게 되면 운반비가 너무 들다보니 농축하는 작업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마치 연필심같은 검은 색의 암석가루에는 육안으로도 구분이 가능할 정도로 금색 가루가 드문드문 반짝인다. 1톤짜리 한 포대 암석가루 속에는 약 180g의 금이 포함돼있다. 이 한 포대의 가격은 800만원~1000만원 정도. 하루에 열 포대 가량이 생산된다. 이 가루는 LS닛코 동제련소로 판매되고, 여기에서 비로소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금괴 등 금 제품이 만들어진다.

광물자원공사는 국내 유일의 금광산인 모이산광산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장비 현대화, 안전시설물 구비, 시추 등에 있어 지원을 다하고 있다. 올해 지원금만 3억3100만원에 이른다. 이에 힘입어 국제적으로 금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골든썬의 10월까지 매출은 196억원을 기록했다. 임기영 골든썬 사장은 “올해 매출 목표인 23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모이산광산 옆에 위치한 선광장의 모습. 이 곳에서는 채취해 온 암석을 분쇄, 선광 작업을 거쳐 하루 9~10t 가량의 정광을 만든다. (자료: 광물자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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