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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만명 몰린 봄 마지막 '분양 대전'…승자는 누구?

양희동 기자I 2016.06.04 05:30:00

분양가상한제 적용해 실수요자 인기
다산 힐스테이트 아파트 경쟁률 16.3대 1
동탄2 한신休플러스도 15.5대 1 기록
서울 아파트 전셋값 수준에 인기

△아파트 분양 열기가 뜨겁다. 웬만한 지역에선 분양만 하면 높은 청약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되기 일쑤다. 한신공영이 최근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동탄2신도시 한신휴플러스’ 아파트의 모델하우스를 찾은 수요자들이 길게 줄을 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한신공영]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SRT(수서발 고속철도) 동탄역과는 거리가 조금 먼 남동탄권이라 당첨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봤는데 모든 주택형이 1순위 당해 지역에서 마감될 것으로는 예상을 못했어요.”(화성 동탄2신도시 ‘한신휴플러스’ 아파트에 1순위 청약한 30대 서울 직장인 박모씨)

지난달 마지막주 전국에서 문을 연 14곳의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개장 후 사흘간 약 28만명이 몰려든 봄 성수기 마지막 ‘분양 대전’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서울·수도권에 선보인 브랜드 단지들이 청약 돌풍을 일으켰다. 투자 수요가 많은 서울 강남권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지만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대거 청약에 나서면서 1순위 경쟁률이 수십 대 1을 넘는 단지가 속출했다. 특히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에서는 1만명이 넘는 신청자가 1순위에 몰리며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 기록이 나왔다. 반면 지방에서는 청약자가 단 2명에 불과한 단지도 있어 지역별 양극화 역시 극심했다.

◇흥행 보증수표 ‘신도시의 힘’

올해 5월 마지막주 분양 물량의 1순위 청약 결과에서 두드러진 점은 ‘신도시 쏠림 현상’이었다. 극심한 전세난 속에 집값마저 상승세가 이어지자 내집 마련 수요자들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신도시 단지 위주로 대거 청약에 나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남양주 다산신도시 B9블록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진건’ 아파트는 지난 1일 1순위 청약에서 87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 4248명이 신청해 평균 16.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1월 분양한 ‘다산진건 한양수자인’(15.77대 1)을 뛰어넘는 다산신도시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4개 주택형이 모두 1순위 당해지역(남양주시)에서 마감됐고 전용 66㎡형은 청약 경쟁률이 25.8대 1에 달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3.3㎡당 평균 분양가가 1167만원으로 저렴하게 책정된 것이 수요자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한신공영이 화성 동탄2신도시 A47블록에 짓는 ‘동탄2신도시 한신休플러스’도 1순위 청약에서 845가구 모집에 1만 3126명이 몰려 평균 15.5대 1로 전 가구 마감됐다. 이 단지는 올해 하반기 개통 예정인 수도권 고속철도 ‘SRT동탄역’과 남동쪽으로 3㎞ 이상 떨어져 입지 조건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3.3㎡당 1090만원으로 분양가를 책정해 모든 주택형을 서울 아파트 전셋값 수준인 3억원대로 구성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주거 선호지 인접 단지도 인기

주택시장에서 주거 선호도가 높고 사업성이 검증된 지역과 인접한 분양 단지들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들 단지는 주변 지역 단지보다 분양가를 10~20%가량 낮추는 전략을 펼쳐 수요자들이 청약 통장을 꺼내게 만들었다.

롯데건설이 서울 양천구 목동에 공급한 ‘목동 롯데캐슬 마에스트로’는 이 지역에 14년만에 선보인 캐슬 브랜드 아파트로 눈길을 끌었다. 지역을 대표하는 목동 신시가지 단지들과는 입지상 다소 거리가 있지만 분양가가 3.3㎡당 2022만원으로 신시가지보다 20%가량 저렴했다. 그 결과 232가구 모집에 2526명이 신청해 평균 10.9대 1로 전 가구 1순위 마감됐다.

경기 하남에서는 미사강변도시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신규 분양 아파트가 인기를 끌었다. 대우건설이 하남시 덕풍동 지역현안사업1지구 2·3블록에 분양한 ‘하남 힐즈파크 푸르지오’는 1순위 청약에서 714가구 모집에 9381건이 접수돼 평균 13.1대 1의 경쟁률로 신청을 마쳤다. 3.3㎡당 분양가를 1185만원으로 정해 전용 84㎡형 가격을 4억원 선으로 낮춰 바로 옆 미사지구의 같은 주택형보다 1억원 가량 저렴했다. 3가구만 공급된 전용 141.9㎡ 펜트하우스는 40.3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북 중대형과 지방 아파트는 청약 미달

대부분 단지들이 1순위 청약을 마쳤지만 서울 강북권의 일부 중대형(전용 85㎡ 초과)과 지방 분양 단지는 ‘청약 미달’이란 쓴잔을 마셔야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남가좌1구역에서 재건축한 ‘DMC2차 아이파크’ 아파트의 경우 중소형은 8개 주택형 중 1개를 빼곤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다. 그러나 중대형인 전용 103㎡A·B형과 114㎡형 등은 113가구 모집에 신청자가 70명에 그치고 말았다. 또 지방에서는 한국토지신탁이 전북 임실군 이도리에서 청약 신청을 받은 ‘임실 코아루 더 베스트’아파트는 230가구 모집에 단 2명만 청약해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대출 규제 등 여러 시장 악재로 인해 앞으로도 수요자들이 입지가 좋은 곳에만 청약통장을 쓰려는 경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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