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4500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가도 약 2800억원 매수 우위를 보인 반면 개인은 6100억원 규모의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외국인과 기관의 ‘사자’ 주문에 힘입어 코스닥 지수는 8.16% 올랐다. 코스피가 3.2% 오른 것을 고려하면 코스닥 시장이 더욱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다.
삼성증권 장정훈 스몰캡 팀장은 “최근 삼성전자의 차세대 스마트폰 출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IT 중소형주의 상승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파트론 덕산하이메탈 서울반도체 에스에프에이 슈프리마 등 IT 장비·부품·소재 관련주가 눈에 띈다.
지난달 4일 이후 사들인 파트론 주식만 741억원어치에 달한다. 이에 따라 파트론의 외국인 비중은 23.21%에서 31.35%로 8%포인트 이상 올랐다. 주가도 15%가량 뛰었다. 파트론은 삼성전자가 공개할 스마트폰 ‘갤럭시S4’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 가운데 하나다.
양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파트론의 주력제품인 카메라모듈과 메인 안테나는 공급 과점 상태”라며 “올해 안테나 관련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7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광다이오드(LED)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도 외국인의 투자에 중요한 판단 근거로 작용했다. 436억원 규모의 서울반도체 주식을 사들였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뉴욕증시에서 대표적인 LED 업체 CREE가 14.4% 상승했다”며 “미국 LED 조명시장 성장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LED 업체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IT 부품주에 대한 사랑은 코스피 주도주 부재와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김연우 한양증권 스몰캡 팀장은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견인할 주도 업종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외국인 투자가가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큰 IT부품주 중심으로 매수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IT 업종 외에도 셀트리온 메디톡스 등 바이오 업종에도 관심을 보였다. 특히 셀트리온은 외국인이 694억원 순매수를 기록, 파트론 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꼽혔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7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에 대해 식약청에서 허가를 받았다”며 “올 상반기 신흥국과 유럽에서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