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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설계]40대, 인생과제부터 적어라

김희석 기자I 2012.10.29 07:50:00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평균 퇴직연령은 53세로 추정된다. 많은 회사들이 정관상 정년나이를 55세~60세로 정하고 있지만, 조기 퇴직의 사회분위기상 끝까지 회사에 남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결국 우리나라 40대들은 길게는 15년, 짧게는 10년 안에 지금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하지만 대다수가 늦은 결혼으로 아직 몇 년은 더 자녀들의 학비를 대야하고, 날로 쇠약해지는 부모님의 간병도 신경 써야한다. 여러모로 지출이 많은 시기이다 보니 통장의 예금잔고도 충분하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40대를 위한 노후준비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첫째, 나만의 인생설계도를 그리자. 집을 짓기 위해서 설계도면이 필요하듯이 삶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전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지금의 40대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인생설계 도면이 없다. 백지 한 장을 꺼내 앞으로의 인생과제들을 차례대로 적어보자. 자녀들의 대학진학, 결혼에서부터 정년퇴직, 재취업, 완전한 은퇴, 배우자와 부모님의 간병 및 사망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사건들을 연도별로 나열해보는 것이다. 이 때 웹사이트나 재무설계 관련 책자를 참고하면 한결 수월하게 작성할 수 있다.

둘째, 수입과 지출, 자산과 부채를 진단해보자. 앞으로의 인생여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재무적인 사건들을 숫자로 정리해보는 것이다. 앞서 작성해둔 인생과제별 예상수입과 지출이 어느 정도인지를 어림잡아 산출해보자. 이 과정에서 수입보다 지출이 훨씬 많을 거란 사실을 깨닫고 중도에 설계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인생설계란 이 모든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하나의 완성된 그림이 된다. 필요에 따라 재무계산기나 재무설계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셋째, 현재 가지고 있는 모든 금융자산을 분석해보자. 먼저, 펀드, 예금, 적금, 주식, 종신보험, 개인연금, 실손보험 등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일목요연하게 나열해보는 것이다. 다음으로 저축의 목적과 평가액, 차후 필요한 지출금액과의 차이 등을 적어보면 본인의 금융자산 상태를 평가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빠뜨리기 쉬운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 개인연금은 별도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국민연금 수령시기와 금액, 장애가 발생하거나 당사자가 사망한 경우 유족들이 받게 되는 연금 등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넷째, 구체적인 실천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40대가 노후준비를 뒤로 미루는 것은 복잡한 삶의 과제들을 미처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얘기한 방법에 따라 정리를 끝냈다면 실천 가능한 목표와 불가능한 목표를 구분하는 한편, 각각의 목표에 따른 장기 또는 단기의 실천방법을 미리 선택해보자. 이를테면 자녀 사교육비 지출을 축소하고 개인연금과 펀드 투자를 통해 노후자금을 마련한다거나, 홀로 남게 될 부인의 삶까지 고려해 부부가 같이 노후계획을 세우고, 취미여가나 은퇴 후 사회활동을 위한 준비를 지금부터 어떻게 시작하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은 구체적일수록 실천 가능성도 높아진다.

40대는 은퇴까지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남아있다. 아직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므로 중도에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보자. 이러한 계획을 세우는데 있어 시간과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좋은 재무상담사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가 아플 때 병원을 찾듯이 재무상담사는 부족한 부분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의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www.smartlifedesign.co.kr) 우재룡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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