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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브람스…'는 오페라 틀 벗은 종합선물세트"

윤종성 기자I 2021.05.11 06:00:00

[국립오페라단 신작 '브람스…']
연출 한승원·작곡 전예은 인터뷰
"음악가 아닌 '사랑꾼' 브람스 이야기"
"입가서 절로 음악 흥얼거리게 될 것"

오페라 ‘브람스…’의 한승원 연출(왼쪽)과 전예은 작곡가가 인터뷰가 끝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국립오페라단)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1시간 30분 동안 김용걸의 발레, 손정범의 피아노 연주, 여자경의 드라마틱한 지휘에 최고 수준의 성악과 합창까지 경험할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입니다.”

국립오페라단의 신작 ‘브람스…’의 연출을 맡은 한승원 HJ컬처 대표는 최근 예술의전당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오페라에 대해 갖고 있는 관념과 틀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게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13일부터 16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 무대에 오르는 ‘브람스…’는 스승인 슈만의 아내이자 14살 연상의 여인인 클라라를 평생 마음에 품고 독신으로 생을 마감한 브람스의 생애를 다룬 창작 오페라다. 극 전반에 흐르는 세 작곡가의 음악을 통해 이들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다.

한승원은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유치환의 시 ‘행복’을 떠올렸다고 했다. ‘사랑하는 것은/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설령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사랑하였으므로/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라는 마지막 구절이 인상적인 시다. 그는 “이 작품은 사랑이 가진 행복과 영원불멸에 대한 이야기”라면서 “브람스를 음악가가 아닌, 클라라를 사랑했던 한 남자로 이해한다면 그의 음악들이 더 깊이 와닿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페라 ‘브람스…’의 한승원 연출(왼쪽)과 전예은 작곡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국립오페라단)
’살리에르’, ‘라흐마니노프’, ‘파리넬리’ 등의 뮤지컬을 제작한 한승원의 첫 오페라 연출작이다. 그는 “음악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두 장르가 큰 틀에서 다를 것은 없다”면서도 “뮤지컬이 드라마를 중요시 한다면, 오페라는 음악을 얼마나 더 잘 전달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공연이 전형적인 오페라의 형식을 따르지 않지만, 브람스를 잘 이해하는 성악가, 스태프들을 만나 의도한 바대로 연출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편곡과 작곡은 지난해 창작오페라 ‘레드 슈즈’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작곡가 전예은이 맡았다. 전예은은 “여러 평전을 읽으며 브람스의 삶에 대해 연구하고 이해하려 노력했다”면서 “브람스 음악의 결을 해치지 않으면서 현대적인 것을 접목시키려는 시도를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생 한 여인을 바라보며 아가페적 사랑, 정신적 사랑으로 승화시킨 브람스의 삶을 다양한 음악적 색깔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브람스의 ‘오월의 밤’, ‘네 개의 엄숙한 노래’, 클라라 슈만의 ‘나는 어두운 꿈속에 서 있었네’ 등을 작품에 녹여냈다.

‘브람스’에 베이스 박준혁과 바리톤 양준모, ‘클라라’에 소프라노 박지현, 정혜욱, ‘슈만’에 정의근, 신상근이 각각 분한다. 여자경 강남심포니 상임지휘자가 지휘봉을 잡고 클림챔버오케스트라, 위너오페라합창단, 노이오페라합창단이 연주에 참여한다. ‘젊은 브람스’는 ARD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거머쥔 피아니스트 손정범이 맡고, 김용걸과 홍정민이 무용수로 출연한다.

한승원은 “공연이 끝나도 입가에서 절로 흥얼거려지는 아리아, 합창곡들이 많을 정도로 ‘음악의 힘’이 강한 작품”이라며 “앞으로 꾸준히 공연하는 인기 레퍼토리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13~16일 나흘간 총 4회 진행하는 오프라인 공연은 이미 전석 매진됐다. 국립오페라단은 온라인 영상 서비스 ‘크노마이오페라’를 통해 오는 15일 오후 3시 온라인으로 생중계한다. 온라인 관람료는 2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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