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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생존’·성동은 ‘글쎄’…최종 보고서 5일 제출

김경은 기자I 2018.03.02 06:00:00

산업경쟁력강화 장관회의, 이르면 8일 개최

[이데일리 이서윤 기자]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신규 수주 물량 감소 압박에 내몰리고 있는 중견 조선소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의 명운을 가를 외부 컨설팅 최종 보고서가 오는 5일 정부에 보고된다. 보고서는 STX조선은 확실한 생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성동조선의 회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채권단 자금 추가 지원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이르면 오는 8일 산업경쟁력강화 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최종 처리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정KPMG는 STX조선과 성동조선의 산업경쟁력을 진단한 컨설팅 최종 보고서를 오는 5일 정부와 채권단에 전달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달 구두로 전달 받은 초안 보고서를 최근 문서로 전달 받고 이를 기초로 산업경쟁력강화 장관회의에 최종 안건을 올리기 위한 막판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앞서 작년 말 조선업 전망 및 STX조선·성동조선 처리 방안 등을 결정하기 위해 삼정KPMG 회계법인에 컨설팅을 의뢰했다. STX조선과 성동조선 모두 회사 청산 가치가 존속 가치보다 높게 나왔었다. 그러나 새 정부들어서 재무적 관점뿐 아니라 조선업 업황 전망, 해당 조선사의 중요도 및 비중, 생존 가능성 등 산업적 측면을 함께 고려하겠다며 재실사를 벌였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8일 산업경쟁력강화 장관회의를 열고 두 기업의 구조조정 방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이달 중 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춘 ‘조선업 혁신 성장 방안’ 발표가 예정돼 있는 만큼 그 전에 문제 기업 청산 및 회생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을 비롯해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 등 이해관계자 간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고 산업경쟁력강화 장관회의 상정 안건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다. GM사태, 금호타이어 등 구조조정 이슈가 산적해 산업경쟁력강화 장관회의 일정은 몇일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두 회사의 회생 가능성을 놓고 재무적 관점에서 보면 이번에도 역시 생존보다 청산에 무게가 실린다. 재실사에서도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게 나온 것이다. 다만 STX조선해양의 경우 지난 한영회계법인의 보고서가 계속기업가치 산정 기준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잡은 것을 수정 반영하면서 다소 개선된 수치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STX조선은 1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신규 선박 건조도 하고 있는 만큼 생존 가능성에 보고서는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인력 추가 감축 및 중소형 유조선·가스운반선을 중심으로 특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할 전망이다. 이밖에 특수선, 크루즈, 해양플랜트 등 다른 사업에 대한 처리 방향은 올해 상반기 중 나올 조선업 혁신성장 방안에 담길 전망이다.

다만 성동조선의 경우 보고서는 두 가지 생존 방안에 대한 효과를 분석, 정부가 이 중 어느 방향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성동의 명운이 갈릴 전망이다. 우선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은 선박 개조·수리, 선박 일부를 제조하는 블록공장으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나머지 하나는 선박 건조 하위 업무 공장으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문제는 성동조선이 선박 건조 업무를 계속할 경우 채권단 추가 자금 지원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채권단은 추가 자금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선박 건조 기능을 대규모 축소·전환하는 사실상 청산에 가까운 회생방안을 택할 경우 대규모 인력조정이 불가피하다. 이는 지역경제와 민심을 고려할 때 정부로서 내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한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STX조선의 경우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신규 선박 건조도 하고 있어 청산이 어렵지만 성동조선의 경우 야드 부지를 제외하면 조선소로써 경쟁력을 잃은 상황”이라며 “정부나 채권단은 추가 자금 지원을 통한 회생에는 부정적인 입장인 만큼 장관회의에서 복잡한 고차 방정식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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