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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불황에도 투자 고삐…배당금 유입 대폭 확대[뉴스쏙]

김응열 기자I 2023.11.27 07:20:24

1~3Q 누적 배당금 수익, 지난해 연간 규모 돌파
삼성전자, 현금 29조 확보…LG전자도 1.4조 마련
HBM과 전장 투자 집중…불황에도 미래 경쟁력↑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가 반도체·가전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투자를 늘리며 재원 확보에 적극 나섰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두 회사의 배당 수익이 지난 한 해 연간 규모를 이미 뛰어넘었다. 개정된 법인세법이 연초 시행되며 ‘자본 리쇼어링’이 활발해진 가운데 두 회사는 공격적 투자로 다가올 호황기에 대응할 역량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 공장 클린룸(왼쪽)과 LG전자 직원이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에서 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각 사)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가 받은 배당금 수익은 7조2465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받은 배당은 266억원인데 이보다 약 272배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많은 배당금 수익을 취득했다. 올해 1분기 8조4398억원을, 2분기에는 13조4059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3분기까지 누적 배당 수익은 29조922억원에 달하는데 작년 한 해 배당금 수익인 3조9523억원을 이미 크게 웃돈다.

LG전자도 비슷하다. LG전자의 올해 3분기 배당금 수익은 404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4.4% 더 많다. 3분기까지의 누적 배당금 수익은 1조3821억원이다. LG전자도 지난해 연간 배당수익 7224억원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익을 이미 취득했다.

해외 곳곳에 다수의 현지 법인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대체로 해외법인에서 배당금 수익을 들여온 것으로 풀이된다. 법인세법이 개정되면서 올해부터는 해외에서 과세가 이뤄진 배당금의 경우 5%에 한해서만 국내 과세되고 나머지는 면제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시행된 개정 법인세법 효과가 크다”며 “배당금 수익 대부분은 해외법인에서 확보한 현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해외에서 확보한 현금을 회사 운영 외에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시설투자로 53조7000억원을 쓸 예정인데 지난해보다 약 6000억원 많을뿐 아니라 역대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3분기까지 투입한 돈은 36조6997억원이다. 91%에 달하는 33조4408억원을 반도체 투자에 활용했는데 인공지능(AI)향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3E와 DDR5 등 차세대 제품 역량 강화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LG전자도 공격적 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 시설투자 계획은 5조3339억원으로 지난해 투자실적 대비 27.9% 올려잡았다. 특히 전장사업 담당 VS사업본부의 투자 목표는 20.6% 높였는데 다른 사업본부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미래 사업 육성에 무게를 싣는 셈이다. 가전 담당 H&A사업본부에도 1조원 가까이 투자하며 ‘가전명가’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다만 올해 3분기까지 집행한 전사 차원의 투자금은 목표치의 절반 수준인 2조8382억원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지금 업황이 좋지 않더라도 회복기가 오기 전 미리 경쟁력을 키우고 대응 준비를 갖춰야 한다”며 “대거 들여온 현금은 미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재원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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