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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가 법사위에"…최강욱 사보임에 국민의힘 '발끈'

송주오 기자I 2020.12.02 00:00:00

주호영, 최 대표 사보임 승인한 박병석 의장 맹비난
최강욱, 조 전 장관 및 허위사실 유포로 재판 받는 중
피의자가 검찰·법원 상대로 질의·질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21대 국회 들어 이해충돌 논란 된 의원들 줄줄이 위원회 옮겨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보임하자 국민의힘이 발끈했다. 최 대표가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피의자 신분인 탓에 검찰, 법무부 등을 산하기관으로 두고 있는 법사위에 올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최 대표의 사보임 승인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법제사법위원회로 보임하자 국민의힘이 이해충돌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최 대표가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 회의에서 박 의장을 비판했다. 전날 최 대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사임하고 법사위로 이동하는 것을 승인해서다. 주 원내대표는 “이율배반적이고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한탄했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이해충돌 방지법’을 발의한 지 하루 만에 발생한 일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현재 최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 작성해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또 지난 총선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재판도 진행 중이다.

법사위는 법무부와 대검찰청, 법제처, 감사원, 대법원, 헌법재판소 등을 소관기관으로 두고 있는 위원회다. 피의자가 자신의 범죄 유무를 다투는 기관을 상대로 질의 및 질타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 국민의힘이 발끈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민의힘은 최 대표의 사보임 이후 논평을 통해 “재판 중인 최 의원이 법사위로 가는 것이야말로 ‘이해충돌’의 대표사례”라며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했다.

최 대표는 처음부터 법사위 합류를 희망했다. 하지만 당시 “재판을 받는 피고인 신분으로 법사위 보임은 부적절하다”는 지적 끝에 국토교통위원회로 배정됐다.

다만 최 대표의 합류 시기가 절묘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해임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이다. 특히 그는 윤 총장의 아내·장모와 관련된 사건을 직접 고발한 당사자여서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만약 윤 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검찰을 상대로 수사를 압박할 수 있는 것이다.

21대 국회 들어 이해충돌 논란을 빚은 의원들은 줄줄이 상임위원회를 변경했다. 이상직 의원은 자녀 명의로 이스타홀딩스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사실이 알려진 뒤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사임하고 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 이동했다. 인사혁신처 주식 백지신탁위원회가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한 뒤였다.

박덕흠 의원의 경우 국토위에서 위원으로 활동을 하는 동안 가족 건설사가 피감기관의 공수를 무더기 수주해 논란을 빚었다. 부동산 정책을 정하는 국토위 활동이 가족 건설사에 특혜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결국 박 의원도 국토위에서 환경노동위원회로 사보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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