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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응답하라, 복고 패션에

김진우 기자I 2016.01.14 06:00:00

기성세대에는 '그때 그 시절' 추억
1020세대에게는 되레 신선한 매력
패션업계 발빠른 '복고 마케팅'

△응팔 속 캐릭터인 동룡이 트레이닝복 안에 르까프 목폴라를 입은 모습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응팔(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열풍’이 패션업계에 복고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88년 당시에 유행했던 패션 아이템과 브랜드가 30여 년의 시차를 두고 2016년 도심 한복판에서 재현되며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응팔 속 주인공들처럼 80년대에 유년시절을 보낸 기성세대들에게는 ‘그 시절’의 추억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젊은층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며 세대를 초월한 트렌드를 형성 중이다. 패션업체들은 오랜 경기 불황으로 닫혀 있던 소비자들의 지갑을 톡톡 튀는 복고 마케팅으로 타개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현재 복고 열풍은 40대 이상 세대뿐만이 아니라 10~20대에서도 일어나고 있는데, 80년대 시절의 문화를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는 젊은층이 복고 문화를 소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1988년 이종원을 모델로 한 르까프 TV CF와 2015년 이서진이 재현한 영상
◇‘페이크 목폴라’ 등 복고 아이템 주목

응팔 속 개성 있는 등장인물인 동룡(이동휘)은 교복 속에 목폴라를 입고 나온 모습이 자주 등장했다. 동룡이 입은 목폴라는 실제 몸을 덮는 상의는 없고 목 부분만 감싸는 ‘공갈 목폴라’다. 패셔니스타 동룡은 일반 상의에 공갈 목폴라를 덧대 입어 따뜻하면서도 남다른 패션 감각을 드러냈다.

동룡이 입은 목폴라에는 ‘르까프’란 브랜드가 선명히 새겨져 있다. 르까프는 ㈜화승이 1986년 자체 개발한 국내 순수 스포츠 브랜드로,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르까프는 지난 80년대 말 이종원이 출연했던 CF를 최근 주인공만 이서진으로 바꿔 제작해 방영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발 빠르게 복고패션을 앞다퉈 출시하는 한편, 복고 트렌드를 활용해 상품 마케팅을 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옛 제일모직)의 빈폴은 지난해 11월 초 응팔 첫 방송이 나간 후 공갈 목폴라와 일명 떡볶이 코트로 불리는 더플 코트, 체크 스웨트 셔츠, 맘보 팬츠 등을 선보였다. 빈폴에서 제작한 페이크 목폴라와 맨투맨 티셔츠 등 초판물량은 2개월 만에 다 팔릴 만큼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빈폴은 응팔의 상품간접광고(PPL) 협찬 패션브랜드로 참여하기도 했다.

스포츠 브랜드 케이스위스(K-SWISS)는 응팔의 등장인물인 선우(고경표), 보라(류혜영), 택(박보검)을 브랜드 모델로 발탁해 응팔 마케팅에 펼치고 있다. 지난 9일 공개된 CF에서는 박보검이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배경음악으로 춤을 추며 베이직 트레이닝복 등을 선보였다.

△응팔의 정환(류준열)이 빈폴 복고 코트를 입고 있다.
◇오버사이즈 코트·나팔바지 등 인기몰이

응팔 속 보라가 몸을 감싸는 넉넉한 품의 오버사이즈 코트를 입고 나오면서 최근 인기몰이 중이다. 유명 연예인들이 연말 시상식에서 다양한 형태의 오버사이즈 코트를 입고 나오면서 인기행렬에 불을 지폈다. 온라인마켓 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남성용 롱코트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 여성용 롱코트 판매량은 16% 증가했다.

70~80년대 인기 아이템인 나팔바지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가수 싸이가 최근 선보인 7집 타이틀 곡으로 복고풍 펑크 장르인 ‘나팔바지’를 선정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나팔바지는 아랫단에서 통이 나팔모양으로 넓어지는 바지로, 한자 팔(八)과도 닮아있으며 부츠컷 팬츠라고도 한다.

청바지 브랜드인 버커루는 ‘백 투 와이드’라는 콘셉트에 맞춰 나팔바지를 재해석한 ‘설현 와이드진’을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인기 걸그룹 AOA 멤버 설현의 이름을 딴 와이드진은 하체 결점을 숨기고 다리는 길어 보이게 한다는 기능적 요소까지 주목받으며 호응을 얻었다.

이와 함께 이른바 ‘청청 패션’으로 불리는 청재킷·청바지와 체크셔츠·셔츠·야구점퍼 등 복고 아이템들도 패션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패션가에서는 할머니의 옷장에서 막 꺼낸 듯한 빈티지 아이템을 활용한 ‘너드 룩(Nerd Look)’이 주목받고 있다. 예스러운 느낌의 너드 룩이 복고의 느낌을 한층 높여주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80년대의 패션을 재해석한 복고 라인을 통해 경제적인 풍요를 경험했던 80년대를 추억하며 소비자들의 심리가 회복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버커루의 ‘설현 와이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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