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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딩의 계절 '봄'이 왔다..골프족 취향저격 식음료 경쟁

김범준 기자I 2022.03.24 07:30:00

작년 골프 인구 515만명..1년 새 46만명↑
3년 이하 ''골린이'' 10명 중 7명 2040세대
영 골퍼 ''입맛'' 노린 먹거리 출시·마케팅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날이 풀리며 봄철 라운딩을 즐기는 골퍼들이 늘면서 이미 부킹(골프장 예약) 전쟁이 시작됐다. 갈수록 증가하는 골프 인구, 특히 젊은 층의 참여가 늘면서 식품업계가 영 골퍼(young golfer)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신제품과 이색 마케팅을 속속 선보이며 영토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4일 KB경영연구소의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 인구는 전년 대비 46만명 증가한 515만명으로 집계됐다. 불과 5~6년 전인 2015년 200만명대에서 두 배가량 급증한 규모다. 요즘 ‘골린이’(골프+어린이)로 불리는 3년 이하 신규 골프 입문·초보자 중 MZ세대가 포함된 20~40대가 6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상면주가 ‘느린마을막걸리’(왼쪽),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 칠성사이다 맥주’(가운데), 스타벅스 1호 골프장 매장 ‘여주자유CC점’.(사진=각 사)
우리술 문화기업 배상면주가는 무(無)아스파탐 제품 ‘느린마을막걸리’를 전국 70여개 골프장에서 확대 판매에 나섰다. 느린마을막걸리는 알코올 도수 6도로 인공감미료가 들어있지 않아 라운딩 앞뒤로 시원하고 깔끔하게 즐기기 좋다는 평가다. 또 느린마을 공식 캐릭터 ‘한톨이’를 내세워 재미 요소를 담은 골프장 맞춤 영상을 이달 초 강남300CC, 캐슬파인CC, 시그너스CC 등에서 공개했다. 향후 자사 한국술 큐레이션 커머스 홈술닷컴과 SNS에서 다양한 버전의 영상을 공개하고 캐릭터 상품 등으로 제작해 소비자와 만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자사 대표 브랜드 ‘클라우드’ 맥주와 ‘칠성사이다’를 콜래보레이션한 ‘클라우드 칠성사이다 맥주’를 지난달 말 새롭게 선보였다. 기존 골프장을 중심으로 맥주와 사이다를 섞어 마시는 이른바 ‘맥사’에 착안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랜 연구 끝에 칠성사이다 고유의 플레이버와 클라우드의 풍미가 잘 어우러지는 최적의 비율을 찾아 제품을 개발했다. 알코올 도수는 3.2도로 최근 저도주를 선호하는 MZ세대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맥주의 시원한 탄산감과 사이다의 청량함이 골프 등 스포츠 활동 시 가볍게 즐기기 좋다는 평가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달 경기 여주 자유컨트리클럽 내 ‘여주자유CC점’ 매장 문을 열었다. 스타벅스 여주자유CC점은 국내 최초로 골프장 안에 위치한 1호 스타벅스 매장이다. 골프 라운딩 중 휴식시간에 이용하던 기존 그늘집 공간을 새롭게 리모델링했다. 카페 아메리카노, 카페 라떼 등 17종의 스타벅스 인기 제조 음료와 유기농 오렌지 100%, 스타 루비 자몽 스위트 등 2종의 대용량 RTD(ready-to-drink)제품 등 총 19종의 음료를 판매한다. 라운딩 중간에 간단한 간식으로 즐길 수 있듣 샌드위치, 케이크, 패키지 푸드 등 총 35종의 먹거리도 판매한다.

▲신세계푸드가 골프장 전용 간식으로 선보인 ‘안전빵’과 ‘오잘공’.(사진=신세계푸드)
지난해 ‘안전빵’으로 골프장에서 인기몰이를 한 신세계푸드는 이달 ‘오잘공’을 들고 나왔다. 안전빵은 호두과자처럼 생긴 빵에 ‘골프장에서 가장 안전한 빵은 안전빵’이라는 스토리를 붙인 이색 먹거리다. 지난해 3월 젊은 영 골퍼들을 겨냥해 출시한 후 월평균 900개씩 팔리며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1만개를 돌파했다.

안전빵이 흥행하자 이번에는 라운딩 중 흔하게 쓰이는 속어인 ‘오잘공’(오늘 가장 잘 친 공)에 ‘오징어가 잘근 씹히는 공’이라는 의미를 더한 빵을 출시하고 경기 여주 자유CC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향후 안전빵과 함께 페럼CC, 버드우드CC, 천안상록CC, 양산동원로얄CC 등 신세계푸드가 위탁 운영 중인 골프장 클럽하우스 10여곳으로 판매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2030대 골프 인구 유입이 늘며 영 골퍼들이 주도하는 골프장 먹거리와 레저문화 트렌드 변화에 맞춰 식음료 업체들이 다양한 이색 먹거리를 선보이며 골프장 식음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는 분위기”라며 “연 5000억원 규모의 국내 골프장 클럽하우스 위탁 운영사업을 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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