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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박물관]①빨간 왕관 쓰고 韓 고급 커피 문화 이끈 할리스

함지현 기자I 2021.03.18 05:30:00

1998년 스타벅스보다 1년 앞서 커피 전문점 오픈
커피 품질 강화 한 길…브랜드 리모델링으로 호감도↑
'라이프 스타일'로 변화 모색…'디지털 할리스'도 추진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스타벅스가 자리 잡기 이전부터 한국 커피 시장에 고급 커피 문화 바람을 일으킨 곳이 있다. 열정·고객과의 소통을 의미하는 특유의 빨간 왕관을 쓰고 누구도 시도하지 않던 커피 본질에 집착해 온 토종 커피 전문점. 소비자 특성을 반영한 끊임없는 변화로 MZ(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으며 수많은 경쟁자를 제치고 소비자 만족도 1위에 올라선 곳. 이제는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일상을 즐길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서 특별한 경험을 준비하고 있는, ‘할리스’다.

할리스 역대 로고(사진=할리스)
◆韓 커피 전문점 시초…변화 거듭하며 소비자 만족도 ‘최고’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할리스는 스타벅스가 상륙하기 1년 앞선 1998년, 서울 강남에 국내 최초의 에스프레소 커피전문점을 열었다. 당시만 해도 ‘커피’ 하면 커피믹스를 생각하던 때였다. 더욱이 1잔에 몇천원씩이나 하는 커피는 익숙지 않았다.

할리스는 부드럽고 깊은 커피 맛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독창적인 커피를 개발했다. 강남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하면서 균일한 맛과 고품질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프랜차이즈를 전국적으로 확장했다.

2007년 처음으로 100호점을 넘겼고 2009년 200호점까지 오픈했다. 2009년은 업계 최초로 자체 로스팅 센터까지 열면서 집요할 정도로 커피의 품질 강화에 전념한 시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할리스라는 ‘브랜드’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매장은 통일되지 않았고 로고는 복잡했다. 커피전문점이었지만 가장 유명한 메뉴가 ‘고구마라떼’였을 정도로 정체성을 찾지 못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할리스는 2013년 국내 사모펀드 IMM PE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포화상태에 이른 커피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당시 국내 커피 시장이 커피 프랜차이즈와 함께 급성장했지만 언젠가 양적 성장이 주춤하고 질적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100억원 규모의 설비·시스템 투자를 통해 커피 ‘맛’ 강화에 집중했다. 이른바 ‘H-MAP 프로젝트’다. 멤버십 제도를 통해 구체적인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메뉴 개발을 실시했다. 또 커피 전문가 양성과 균일한 커피 맛 구현을 위한 교육에 나섰다.

2018년에는 국내 소비자에 최적화된 ‘커피클럽 로스팅 센터’도 구축했다. 연간 에스프레소 기준 약 1억 잔의 커피를 생산할 수 있는 1700t의 원두 로스팅이 가능한 규모다.

로스팅센터 구축 이후 로스팅 1달 이내, 원두 개봉 1주일 이내, 원두 분쇄 1시간 이내라는 ‘111 원칙’을 지켜왔다. 소비자들에게 최상의 커피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브랜드도 전면 리모델링 했다. 빨간 왕관을 상징화하고 이를 매장 및 컵 등 소품에 적용해 소비자들이 어디서든지 할리스를 떠올릴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 이용 패턴에 따라 인테리어·입점 전략도 새로 짰다.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직영점을 늘려 통일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 특성을 반영해 매장에 1인 좌석 및 콘센트 좌석을 확대했다.

장시간 체류하는 고객을 위해 사이드메뉴도 늘렸다. 이외에도 획일화된 매장 인테리어 및 업무 매뉴얼을 적용해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도 노력했다.

그 결과 할리스는 2019년 소비자원 조사 결과 소비자 만족도 1위 커피 브랜드로 선정됐다.

할리스 로스팅센터 내부(사진=할리스)
◆‘커피’ 떼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재도약

지난해 11월 KG그룹에 인수된 할리스는 그룹사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커피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재도약을 추진한다.

우선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를 바꾼다. 새 BI는 기존 왕관 모양의 엠블럼 아래 영어로 ‘HOLLYS(할리스)’를 붙였다. 왕관은 고객과 직원(할리스타)이 서로 손을 잡은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빨간색은 최고가 되고자 하는 열정과 서로를 존중하는 신뢰를 뜻한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확장성을 고려해 기존 로고에 있던 ‘COFFEE(커피’)는 뗐다.

할리스는 2025년까지 직가맹점 합산 5000억원 매출, 1000개 매장, 3000명 직원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2020년 말을 기준으로 할리스 직가맹점 합산 약 2000억원 매출, 587개 매장, 1700명의 직원이 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진화를 위한 5가지 전략도 발표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재정립 △라이프스타일 반영한 할리스 카페식 메뉴·굿즈 확대 △할리스케어 통한 가맹점 지원 확대 △멤버십·스마트오더 리뉴얼·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강화 △MZ세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특화 매장 및 공간 구성이다.

할리스는 KG그룹에 인수되면서 중장기적 관점의 안정적 가맹점 관리와 공격적 확대가 수월해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앞서 KG그룹은 KFC를 인수한 이후 전자결제 전문기업 KG이니시스 등 계열사가 보유한 IT 핀테크 기술을 접목해 KFC 애플리케이션을 리뉴얼하고 ‘징거벨 오더’를 선보여 실적을 턴어라운드시킨 경험이 있다.

할리스 역시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 IT 계열사 지원을 통해 강력한 ‘디지털 할리스’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신유정 할리스 대표는 “1998년 국내 최초 에스프레소 커피전문점으로 시작한 할리스는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일상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며 “새로운 날개를 단 할리스를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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