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무릎 관절염 적극 치료할수록…치매·우울증 예방에도 도움

이순용 기자I 2021.03.08 06:00:00

퇴행성 관절염, 관절 보호하는 연골 닳으면서 뼈 노출되고 염증 생겨
통증 심한 무릎 관절염, 운동량 저하가 다른 질환 불러와
정확도 높은 로봇 수술, 환자 불편함 줄이고 관절 가동 범위 높여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고령인구의 지속적인 증가로 2025년에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노인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진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꼽히는 무릎 관절염은 일상생활의 불편함은 물론 운동량 감소로 인해 우울증, 근력 저하, 체중 증가 등 여러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관절염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에 의한 운동량 저하가 다른 질환 불러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점차 닳으면서 뼈가 노출되고, 염증이 생기면서 부종과 통증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무리한 활동 후 통증이 간헐적으로 나타나지만, 연골이 모두 닳아 뼈끼리 부딪히는 관절염 말기에는 평지를 걷기도 힘들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시리고 저린 통증이 나타난다. 외출이 힘들어지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통증에 밤잠을 설치면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활동량이 저하되면 근육량 감소 등의 문제도 나타난다. 근육량은 30대 이후 점차 줄어들다가 60대부터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하는데, 근육량이 줄면 인슐린 호르몬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서 체내 염증이 늘어나고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염증 물질도 뇌혈관 손상을 유발해 치매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다.

무릎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를 미루면 관절염의 진행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여러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신명지 창원힘찬병원 원장은 “연골이 모두 닳은 관절염 말기 환자도 인공관절 수술을 통해 일상생활을 되찾을 수 있으며, 회복 후 걷기나 수영 등의 운동도 가능하다”며 “특히 최근 도입해 인공관절 수술에 활용하는 마코 로봇은 수술 정확도가 더욱 높아 관절 가동 범위가 향상되고, 회복 속도도 빨라 수술 후 활동적이고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로봇 인공관절 수술과 일반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각각 500명씩 총 1000명을 대상으로 관절 가동 범위(ROM, Range of Motion)를 조사한 결과, 수술 후 평균 10일 뒤 관절 가동 범위가 로봇 수술 평균 120.4도, 일반 수술 평균 114.4도로 로봇 수술이 6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후 2주 정도가 지나면 보통 130~140도 정도 회복하지만, 로봇 수술이 환자들의 빠른 재활을 도와 관절 각도가 조기 회복됐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수술 후 피주머니를 통해 배출하는 출혈량 비교에서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보다 약 15% 감소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출혈량 감소는 수혈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통증을 줄여 회복 속도 향상에도 영향을 준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환자 불편 줄이고 관절 가동 범위 높여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관절 뼈를 깎고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수술 후 관절의 움직임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정밀한 수술로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관절 수술 로봇 마코는 수술 전 뼈 절삭 범위와 인공관절 삽입 각도 등을 고려한 사전 계획을 세우고, 로봇 프로그램을 활용해 관절 사이 간격을 일정하게 맞출 수 있어 수술 오차가 줄어들고 정확도는 높아진다.

이태훈 부산힘찬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의 관절 간격이 일정하게 맞춰져야 수술 후 관절의 운동성이 향상되고, 움직임의 불편함이 없다”며 “마코 로봇 수술은 굴곡과 신전 시 달라지는 관절 간격을 3D 입체영상과 수치로 확인할 수 있어 관절 간격을 더욱 정밀하게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절 간격이 일정하면 수술 후 운동성이 높아져 재활 치료에 더욱 빠르게 임할 수 있고, 그만큼 일상복귀가 빨라진다. 수술 중 연부조직의 손상을 줄인 것도 환자들의 재활 속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 마코 로봇에 적용한 햅틱 기술은 수술을 계획한 범위를 벗어나면 작동이 멈춰 불필요한 절삭과 손상을 막아준다. 이를 통해 정상 연부조직을 보호하면 수술 후 통증이 줄어든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정 모씨(여· 70)는 “나이가 많아 수술 후 경과가 좋지 않을까 내심 걱정을 했는데, 수술 후 3일째부터 시작한 무릎 관절을 굽히는 운동도 무리 없이 해내고, 보조기를 활용해 걸을 수도 있어 걱정을 덜었다”며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통증도 거의 없어 재활치료를 받거나 보행연습을 하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심현우 한국스트라이커 대표는 “CT로 확인이 어려운 인대, 힘줄, 근육 등의 연부조직을 고려해야 수술의 정확도가 높아지는데, 마코 로봇 수술은 숙련된 의료진이 연부조직의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해 수술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또한, 3D 시뮬레이션으로 수술 결과를 예측할 수 있어 수술의 정확도가 더욱 향상된다”고 말했다.

이태훈 부산힘찬병원 원장이 마코 인공관절 로봇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