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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장관, 결국 `공정사회` 잣대에 걸려 낙마

김춘동 기자I 2010.09.04 14:33:12

(종합)외교부 장관 임명 2년7개월만에 불명예 퇴진
이 대통령 `공정사회 구현` 천명 이후 네 번째 낙마

[이데일리 김춘동 기자] 그 동안 숱한 설화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온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결국 `공정사회` 잣대에 걸려 낙마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정사회` 구현을 천명한 후 벌써 네 번째 낙마 사례다.

유 장관은 4일 딸 현선 씨의 외교부 채용 특혜 논란의 책임을 지고,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는 곧 바로 유 장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유 장관은 "최근 딸 채용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해 스스로 물러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유 장관이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통해 사의를 표명했으며,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유 장관의 딸인 현선 씨는 외교부가 최근 실시한 5급 사무관 특별공채에서 유일하게 합격하면서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이 대통령은 특혜 논란을 보고받은 직후 "장관의 생각은 냉정할 정도로 엄격해야 한다"며 철저한 조사를 지시해 경질 가능성이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이에 따라 유 장관은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외교부 장관에 임명된 지 2년 7개월만에 불명예스럽게 옷을 벗게 됐다.

유 장관은 이전에도 막말과 욕설 등으로 논란을 일으키며 사퇴압력을 받은 바 있다.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은 젊은 층을 거론하며 `북한이 좋으면 북한에 가서 살라`는 막말로 논란을 일으켰으며, 이에 앞서 천정배 민주당 의원에 대한 욕설로 민주당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오는 11월로 예정된 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와 업무 연속성을 고려해 지난 8.8 개각에서도 유 장관을 유임시킨 바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핵심 국정기조로 제시한 `공정사회`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딸의 채용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민심이 극도로 악화되자, 결국 자진사퇴 형식을 빌어 사실상 경질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 장관의 사퇴에 따라 이달 말로 예정된 외교부 장관의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G20 서울 정상회의 등 주요 일정과 현안 대응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유 장관의 후임으론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일순위로 거론되고 있으며, 이태식 전 주미대사와 이규형 전 러시아 대사 등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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