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지지옥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에서 법원 경매 시장에 나온 아파트와 연립주택, 단독주택 등 주거시설은 총 668건이었다. 2017년 208건, 2018년 302건에서 늘은 뒤 일년 새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상반기 중 많아야 한달에 50여건 나오던 경매 물건이 9월 106건 쏟아지는 등 연말로 치달을수록 누적된 결과다.
경매 건수는 늘어나는 데 반해 낙찰율과 낙찰가율은 해마다 10%포인트씩 뚝뚝 떨어졌다. 낙찰가율은 2017년 53.3%에서 2018년 44.4%, 2019년 32.3%로 하락했다. 낙찰가율은 2017년만 해도 109.7%에 달했지만 2018년 91.1%, 2019년엔 74.1%로 주저앉았다.
일례로 제주 이도2동 전원파크맨션은 제주시 중심가에 위치해 입지면에서 강점이 있지만 두 차례 유찰된 후 지난해 말 감정가(2억5100만원)의 71%인 1억8510만원에 낙찰됐다. 3.3㎡당 가격이 1410만원으로 제주도에서 상대적으로 비싼 서귀포시 신효동의 한 주택도 감정가 3억6353만원에 나왔지만 3억2000만원(낙찰가율 88%)에 새 주인을 찾았다.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 업무상업시설 경매 시장에 분 한파는 더 매서웠다. 지난해 480건이 경매 시장에 나와 135건이 낙찰돼 낙찰율은 28.1%에 불과했다. 2017년엔 112건 중 46건이 낙찰되면서 낙찰율이 41.1%였지만, 2018년엔 188건 중 56건이 낙찰돼 낙찰율 29.8%를 기록한 데 이어 또다시 물건은 늘고 낙찰가는 하락했다. 낙찰가율은 2017년 64.9%에서 2018년 54.7%, 2019년 59.5%를 기록했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제주도에선 최근 몇 년 전만해도 관광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특히 숙박 시설이 급속도로 증가했지만 관광 수요가 미치지 못하면서 숙박 시설의 경매 물건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5~6차례 유찰된 끝에 낙찰되는 경우도 쉽게 눈에 띄었다. 서귀포시 법환동의 비스타케이호텔은 감정가가 3억7000만원으로 매겨졌지만 6차례 유찰되면서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최저 입찰가가 60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그 결과 감정가의 22%인 8311만원에 비로소 새 주인을 찾았다.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의 한 점포는 6319만원에 경매에 처음 나왔지만 4차례 유찰 뒤 1778만원(낙찰율 28%)에 낙찰됐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현지 분위기가 많이 침체돼 있고 제주 부동산값 하락이 언제 멈출지 모른다”며 “제주 경매 물건은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신 대표는 “경매 시장에 나온 물건들의 감정가에도 거품이 끼어 있는 경우가 있어 경매에 관심 있다면 유찰횟수에 현혹되지 말고 응찰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