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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리더십 3년 연장…경영정상화 속도전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정성립 사장의 연임을 결의하기로 했다. 연임이 결정되면 다음 달 29일 임시주총을 통해 대표이사로 재선임하는 절차만 남겨놓게 된다.
연임을 결정하는 과정이 깔끔하지는 않았다. 애초부터 업계나 회사 내에서는 정 사장의 연임에 무게 중심을 뒀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열린 정기주총에 사장 선임안이 상정되지 않았고, 최근 임시주총일을 결정하는 이사회에서도 후보가 추천되지 않으면서 정부나 정치권에서 정 사장을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는 등의 여러 얘기들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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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사장 연임 확정으로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2015년 정 사장이 취임한 후 2020년까지 5조9000억원 상당의 비용을 줄이는 자구계획을 실천 중이다.
2016년 서울사무소 사옥을 1700억원에 매각한 뒤 같은 건물에서 셋방살이를 시작했고, 정 사장도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급여 전액을 반납하는 등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 수주활동도 활발하게 펼쳐 2016년 15억5000만달러에 불과했던 연간 수주액은 지난해 30억달러로 늘었다.
채권단, 노조 등과 무난한 관계를 유지하며 구조조정을 진행한 결과, 지난해 733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2011년 이후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부채비율은 2016년말 2185%에서 지난해 말 281%까지 줄었다. 2021년에는 부채비율이 채권단이 추정한 250%까지 무난하게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조조정 고삐 더 죈다…정상화 신호탄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대우조선은 자구안 실천을 위해 올해 9000명 수준으로 인원을 줄여야 한다. 현재 3월 기준 직원수는 약 9900명으로, 올해 1000명 정도 더 감원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 사장은 올해 수주 상황을 보고 희망퇴직 시행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면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분 만으로 인력구조조정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사장이 그 기준으로 잡은 게 올해 매출 10조원이다. 수주목표는 지난해 목표(55억달러)보다 25% 증가한 73억달러로 책정했다. 이미 올해 LNG운반선 8척,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0척, 특수선 1척 등 현재까지 약 23억6000만달러(19척) 규모의 선박 수주 실적을 냈다. 지난해 1~3월(4척·5억2000만달러)과 견줘 4배 이상 는 수치다. 지금의 기조를 유지하면 지난해 총 수주액(26척·26척)을 상반기 내에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양플랜트 쪽 수주가 기대만큼 받쳐주진 않고 있지만 경쟁력을 지닌 액화천연가스(LNG)선 위주로 발주량이 증가하고 있는 게 다행이다. 상대적으로 후판 투입 비중이 낮고 고부가가치인 LNG 운반선 수주 확대로 시장 기대치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2조8000억원 상당의 자구안(전체 금액 대비 약 48%)을 실행했고 연내에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자구계획 실천에 나서야 한다”면서 “매출과 수주목표를 달성하면 올해 목표치의 구조조정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