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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굴기]국부펀드 참여 108조원 투자..韓 업체에는 견제 포석

이재운 기자I 2018.02.19 06:00:04

中 업체, 메모리 제조장비 주문 시작
1000억위안 투자에 국부펀드도 참여
삼성전자에 모바일D램 가격인하 압박
SK하이닉스 도시바 인수 심사는 지연

D램 양산을 추진 중인 중국 메모리 제조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컴퍼니(YMTC)’의 공장(Fab) 조감도. YMTC 제공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제조를 위한 장비를 주문하기 시작했고, 17조원 규모의 반도체 분야 투자회사도 설립하기로 중앙정부와 충칭시, 칭화유니온그룹이 합의했다.

1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말부터 메모리 양산을 시작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전시회 ‘세미콘코리아 2018’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반도체 업계의 성장세가 엄청나다”며 “메모리 제조용 장비를 주문하는 등 메모리 시장 진입에 대한 준비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 중앙정부가 운영하는 시노IC캐피털과 충칭시, 칭화유니그룹 등 민·관 합동으로 1000억위안(17조원) 자본금을 들여 투자사를 설립하고, 향후 10년간 1000억달러(약 108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2015년 이후 반도체 자급을 목표로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섰다. 중국 내 반도체 업체 수는 이미 600개를 넘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중국은 현재 20% 수준인 반도체 자급율을 2025년까지 70%로 높이는 정책 목표를 세우고 실행 중이다. 이른바 ‘중국 제조(Make in China) 2025’의 요지다.

중국의 메모리 양산 도전은 현재 칭화유니그룹 계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컴퍼니(YMTC)이 주도하고 있다. YMTC는 특히 낸드플래시 양산을 추진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오브젝티브애널리시스의 짐 핸디 대표 애널리스트는 세미콘코리아 세미나에서 “중국 기업의 메모리 투자 확대로 공급 과잉이 심화된다”며 “현재 3대 D램 기업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중 한 곳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직접 나서서 한국 업체에 대한 견제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블룸버그는 최근 중국 정부가 SK하이닉스와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대한 기업결합 반독점 심사를 미루면서, 인수 계약 체결이 다음달 말로 미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내 도시바 생산거점에 대한 영향과 자국 업체에 대한 판매 과정 등에 미치는 영향을 이유로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에는 삼성전자에 중국 정부가 직접 모바일D램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협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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