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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5주기, 그이를 기억하는 법

김미경 기자I 2016.02.03 06:16:00

우리가 참 아끼던 사람
김승희·조선희 등ㅣ220쪽ㅣ달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시인 장석남은 ‘훗뚜르’라든가 ‘뜨악하게’ ‘휭너케’ 같은 부사를 감칠맛나게 썼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시인 이병률은 ‘세계테마기행’이란 프로그램을 좋아했다고, 소설가 정이현은 마음속 ‘가까운 큰 어른’이라고 고백했다.

소설가 박완서(1931~2011)의 5주기를 맞아 작가가 남긴 말들이 대담집으로 묶였다. 김승희 서강대 국문과 교수, 조선희 서울문화재단 대표, 소설가 김연수, 문학평론가 신형철·박혜경 등 9명의 대담을 추렸다. 책에는 문인 박완서, 엄마 박완서, 여인 박완서의 모습이 모두 들어가 있다. 전업주부로 지내다 불혹에 장편소설 ‘나목’으로 등단한 1980년부터 작고하기 1년 전인 2010년까지 박완서의 30년이다. 1남4녀를 키우면서도 36년 동안 100편이 넘는 장·단편을 썼다. 10만 고정독자를 가졌다는 말에 “마흔살까지 보통 여자로 산 체험을 파먹었다”고 겸손해했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썼고 매끈하게 읽히는 문장의 맛에다 문학적 상상력까지 발휘한 박완서. 시인 이병률이 5주기에 부치는 글을 남겼다. “선생님한테는 서늘함이 있어요. 서늘한데 따뜻한 …그 따뜻한 사늘함은 유리병에 저장된 채로 진하고 또 진해요. 그 병을 들이켜면 속이 후련해지는 것이죠, 그것이 아직도 우리가 당신 소설을 읽는 이유이며, 아직 우리 옆에 당신이 있다는 증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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