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상향' 기대 부푼 목동 1~3단지..재건축 최대 35층 기대감 쑥

정다슬 기자I 2017.11.06 05:35:00

2004년 서울시 도계위 회의록 근거
양천구 "市, 3종 상향 약속" 주장
기부채납 없는 재건축 기대감 솔솔
용적률도 200→250%로 확대돼
사업성 개선..집값 상승 호재될 듯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서울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종(種) 상향(1·2종 일반주거지역을 2·3종으로 높이는 것)이 재건축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 2004년 일반주거지역 종 세분화 결정 때 서울시가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1~3단지의 종 상향을 약속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만약 1~3단지가 기부채납 없이도 종 상향이 가능해진다면 재건축 사업성이 크게 높아져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양천구, 종상향 관련 자문 요청

업계에 따르면 양천구는 최근 열린 목동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를 위한 시·구 합동보고회에서 신사가지 1~3단지를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현재 목동지구에 있는 14개 단지 중 1~3단지는 2종 일반주거지역, 4~14단지는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 있다. 2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한 1~3단지는 서울시 규정상 재건축 때 용적률 200%를 적용받게 되기 때문에 용적률을 250% 선으로 받을 수 있는 4~14단지에 비해 기대수익률이 한참 떨어진다. 기부채납 등을 통해 종을 상향조정할 수 있지만 이 경우 토지나 현금 등을 서울시에 납부해야 한다.

양천구는 1~3단지가 3종 일반주거지역인데도 형평성에 맞지 않게 2종으로 분류됐다고 보고 있다. 목동지구 내 14개 단지는 모두 중층(5~12층)과 고층(13~15층)으로 뒤섞여 있다. 1~3단지 역시 종 세분화를 위한 서울시 매뉴얼에 따르면 고층 비율이 10%가 넘기 때문에 다른 단지처럼 3종 일반주거지역에 해당한다는 게 양천구 설명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2004년 종 세분화 결정 과정에서 이 지역을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결정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당시 종 세분화 결정 과정에서 3종 일반주거지역이 일정 비율을 넘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쿼터제를 적용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층 비율이 높은 1~3단지가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1~3단지의 종을 결정하기 위해 2004년 2월 열린 제2차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서울시 공무원이 “매뉴얼에서는 3종이 10%가 넘으면 거기에 해당하는 종을 주게 돼 있는데 1·2·3단지는 각각 고층 비율이 23.5%, 21.6%, 20.0%로 3종에 해당한다”면서도 “서울시는 2종 12층 이하로 할 것을 건의한다”고 제시한다. 이어 심의위원이 “2종 12층으로 하더라도 나중에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3종으로 상향할 수 있냐”고 묻자 서울시 공무원은 “그렇다. 지금까지 전례가 대규모 아파트에 대해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할 때는 추후 집단계획(지구단위계획 등)을 할 때 3종으로 상향조정할 수 있다는 조건을 구비했다”고 답했다.

양천구는 이를 근거로 1~3단지에 대한 종 상향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1차 시·구 합동보고회에서 서울시는 종 상향에 대한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보완을 주문했다. 양천구는 근거를 보완해 1~3단지의 종 상향을 요구하는 것에 대한 재자문을 요청한 상태다.

◇3종·2종 집값 1억원 차이…“종상향 시 아파트값 껑충 뛸 것”

1~3단지가 기부채납 없이도 종 상향이 가능해지면 재건축 사업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아파트값 상승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목동 S공인 관계자는 “현재 2종으로 묶여 있는 1~3단지는 좋은 입지 여건에도 다른 신시가지 단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며 “특히 1단지는 지하철 9호선 신목동역과 가까운데다 지상 35층으로 재건축될 경우 한강 조망도 가능한 만큼 3종으로 상향되면 목동의 대장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동 1단지는 2016년 재건축 연한(준공 후 30년)을 넘어 재건축 사업이 가능해졌지만 3종 일반주거지역인 5단지와 비교해 1억원 정도 시세가 차이 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달 5단지 전용면적 65㎡형은 9억 2800만원에 팔렸지만 1단지 전용 65㎡형은 8억 2500만원에 거래됐다. 2·3단지 전용 65㎡도 8억원 초반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2014년 재건축 연한이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되면서 내년에는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 모두 재건축 대상이 된다. 아직 재건축추진위원회조차 구성돼 있지 않지만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이 발표되고 모든 단지가 재건축 연한을 채우게 되는 내년 10월께 맞춰 개발 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종 상향을 위해서는 토지의 15% 정도를 기부채납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고 종 상향을 할 수 있다면 사업성은 월등히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실제 서울시가 종 상향을 허용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되는 만큼 개발 호재만을 기대한 묻지마 투자는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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