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같은 상황에서 삶을 직격하는 위험에서 튼튼하게 받쳐드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국가가 가야하는 길임을 100% 확신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김대중 정부부터 일관되게 추진해 온 것이 `약한 쪽에 더 줘서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자`는 포용이다. `문재인 케어`는 포용의 구체화이자 업그레이드”라면서 “그렇게 가야 하는 돈을 나눠주는 데 쓰면 어떡하나. 보편적 복지에 대한 오해가 크고 개념이 오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이 보편적 복지라는 것은 오해이자, 김대중 정부부터 어렵게 일궈 온 복지국가의 틀인 `포용 국가`에도 맞지 않다는 취지다.
앞서 이 전 대표는 MBC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누구나 아프면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보편적 복지이지 `암 걸린 사람`이나 `감기 걸린 사람`에게 똑같은 혜택을 주자는 뜻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말한 것처럼 `부자에게는 필요없는 돈, 가난한 사람에게는 부족한 돈`은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부동산 공급 대책과 관련해서는 “현 정부가 2·4, 8·4 대책을 통해 약속한 205만호 공급을 차질없이 이행되는 것이 대전제”라면서 “성남 서울공항 부지 주택공급을 포함한 제 공약이 가장 과장이 덜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발의한 `토지공개념 3법`(택지소유상한·개발이익환수·토지초과이득세) 가운데 토지초과득세만큼은 올해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개인 소유 토지의 77%, 법인 소유 토지의 92%를 상위 10%가 각각 소유하고 있다. 독과점이 심화하고 있는데 굉장히 불행한 일”이라며 “제동을 걸고 완화의 길로 돌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세습 자본주의로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이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 소외, 지방 소멸 위기, 자본 소득 격차 심화 등의 진단과 해법은 무엇인가.
△제가 제시한 국가비전이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다. 4차 산업혁명, 팬데믹, 1인 가구의 증가 등 이 모든 요소들이 삶을 불안하게 만든다. 일자리가 어떻게 될지, 소득이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고 불안정해진다. 국가는 이런 불안 요소들로부터 국민의 삶을 보호해야 한다. 그것을 대중적 언어로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라고 제시했다.
-구체적인 정책은 무엇인가.
△신복지와 중산층 경제로 설명할 수 있다. 신복지는 2015년 국제노동기구와 세계은행이 국제사회를 향해 제안했던 `보편적 사회보호`를 한국적으로 풀이한 것이다. 삶에 직결된 제반 요소를 8개(소득·주거·노동·교육·의료·돌봄·문화·환경) 분야로 나눠 국가가 보장해야 할 `최저기준`과 지향해야 할 `적정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살고 있는데, 복지는 2만 달러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빈틈을 촘촘히 채워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뜻깊은 정책`이란 말씀을 하셨다.
중산층이 얇아지면서 불평등이 심화했고 위기에 취약해졌다. 중산층을 70%선으로 회복하기 위한 5대 성장(기술·그린·사람·포용·공정)전략을 발표했다.
-다른 후보들도 토지공개념 정신에 입각한 정책 제시를 했다. 차별화 한 특장점은 무엇인가.
△제가 내놓은 대안이 비교적 쉬울 것이다. 개발이익환수제, 토지초과이득세(토초세)그리고 택지소유상한제 3가지다. 개발이익환수제는 지금도 있는데 강화하자는 취지다. 토초세는 헌법재판소가 그 자체를 위헌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고 상한을 완화해 부담을 조금 더 지우겠다는 얘기다. 토초세는 올해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
-민간택지 품귀로 이어져 민간 분양주택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집도 짓지 않는 토지, 업무와 관계도 없는 토지를 잔뜩 갖고 있지 말라는 거다. 부담을 더 지든지, 내놓으라는 얘기다. 개발이익환수제 강화하면 거기에 해당하는 것이 오를 수도 있지만 극히 일부다. 전면적인 현상은 지나친 우려라고 생각한다.
-남북 관계와 한·일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어떤 관계든 신뢰와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한·미 워킹그룹이 많은 제동을 걸었다는 것을 경험하지 않았나. 유엔 대북제재라는 큰 제약이 있지만 우리의 주도력을 훨씬 더 회복해야 한다.
한·일 관계 역시 기본적인 전략적 인식의 일치를 확인한다면 정상들은 큰 방향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문제는 외교 당국 간 협의에 맡기면 된다.
-한·미 정상회담에 기초해 개성공단 재가동, 이산가족상봉, 백신 공급 가능하다 했는데.
△유엔 제재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한 의견 차이가 아직 있다. 백신 공급은 북한 의지에 달려 있다.
-기재부를 두고 흔히 `곳간지기`라고 한다. 관료들의 곳간이냐는 비판, 심지어 해체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예산과 재정 기능을 합쳐 놓아 비대해지고 권한이 너무 커졌다는 지적이 있어 대안을 연구하고 있다. 코로나19 상처 회복 프로그램 가동을 위한 예산을 내년부터 반영해야 하고 기재부가 해야 한다. 정부 개편은 나중에 하고 회복 프로그램을 가동하도록 올해 예산을 준비해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 진단은. 야권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민심이 많이 움직이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도 몇 번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준비가 너무 부족하다. 고위공직자들 인식이 그 정도인가 실망했다. 그들만의 성 안에서 살다오신 것 같다. 그런 분들이 국가를 책임지겠다는 것이 매우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