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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넘쳐나는 韓사회 '상식의 중간지대' 필요"

장병호 기자I 2021.07.22 06:00:00

책 '상식의 재구성' 출간한 조선희 작가
언론인 시선으로 한국사회 분석
내면화된 자기비하에서 벗어나
소통 통한 성숙한 담론 만들어가야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연합통신,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으로 한국영상자료원장, 서울문화재단 대표를 지낸 조선희(61) 작가가 새 책 ‘상식의 재구성’(한빛비즈)을 펴냈다. 장편소설 ‘세 여자’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책은 560쪽의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는 사회비평서다. ‘한국인이라는, 이 신나고 괴로운 신분’이라는 부제 아래 한국사회 속 다양한 갈등에 대한 담론을 담았다.

사회비평서 ‘상식의 재구성’을 출간한 조선희 작가가 최근 서울 종로구 이화동 카페 ‘책 읽는 고양이’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서울 종로구 이화동의 한 카페. ‘책 읽은 고양이’라는 이름의 카페로, 지난 5월 조 작가가 문을 열었다. 이곳을 찾은 이유는 첫 사회비평서를 낸 이유를 묻고 싶어서였다. 조 작가는 “당대의 혼란에 대한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은 늘 있었다”며 “기자로서, 공직자로서, 작가로서 사회에 대한 책임 있는 말과 행동을 하며 살아왔는데, 이제는 나이도 60이 넘은 만큼 이런 책을 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책은 저널리스트의 시선으로 갈등이 끊이지 않는 한국사회에 대한 고민을 냉철하게 분석한다. 2019년 10월부터 약 6개월간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방문학자로 체류한 경험,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책을 쓰는데 또 다른 영향을 미쳤다.
조선희 작가가 4년 만에 펴낸 ‘상식의 재구성’을 들여보이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책은 크게 ‘불평등’ ‘미디어’ ‘민주주의’ ‘이념’ ‘일본’ ‘한국인’ 등의 주제를 다룬다. 중간에 삽입된 ‘독일’ 관련 챕터는 이러한 이슈들을 새롭게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사회비평서지만 특정한 주제나 메시지를 강조하기보다 한국사회 전반의 이슈를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불평등’의 경우 영화 ‘기생충’과 제작자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에 얽힌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논쟁, 토마 피케티가 부의 불평등 문제를 지적한 ‘21세기 자본’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엮어 나간다.

“지금의 한국사회는 지리멸렬한 싸움만 하고 있어요. 서로 일정 부분 공유하는 상식, ‘상식의 중간지대’가 만들어진다면 이러한 싸움에서 벗어나 소통과 대화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진보의 편에 서있지만, 그럼에도 책은 최대한 객관적인 관점으로 쓰려고 했어요.”

여러 이슈를 폭넓게 다루고 있지만 이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있다. 한국도 이제 선진국이 된 만큼, 한국사회 또한 내면화된 자기비하에서 벗어나 대화와 소통으로 성숙한 담론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조 작가는 “우리 사회와 역사에 대한 상식을 넓혀주는 교양서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올바른 투표를 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실용서적으로, 아니면 그냥 재미나고 유익한 이야기 책으로 읽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조 작가는 당분간 글 쓰는 일은 쉬면서 ‘책 읽는 고양이’ 운영에 매진할 계획이다. 서울문화재단 대표로 여러 지원사업을 펼치는 동안 개인적인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카페로 이어졌다. 조 작가는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이곳을 영화, 책과 관련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며 “이렇게 살다 보면 문득 어떤 날 소설 같은 글을 쓰고 싶어질 때가 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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