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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실물ETF의 경우, 담아놓은 상품이 무엇인지 꼼꼼히 살펴야 하고 스왑계약을 사용하는 합성ETF의 경우, 공시 항목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거래되고 있는 882개 ETF 중 인공지능(AI)에 투자하는 상품은 총 33개에 이른다. 이 중 절반에 이르는 16개 상품은 미국 등 글로벌 종목도 편입하고 있고 17개 종목은 국내 관련주로만 구성돼 있다.
이 중 한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PLUS글로벌AI’의 경우, AI에 관련된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각각 3~4%의 비중으로 담고 있다. 반면 역시 한화운용이 내놓은 ‘PLUS글로벌AI인프라’의 경우, 데이터센터에 집중한다고 소개하며 엔비디아를 24.85% 담고 있다. 이 외에 프리즈미안, 아리스타네트웍스, 시스코 등을 주로 담고 있다. 물론, 엔비디아를 가장 많이 담고 있는 점은 유사하지만 그 외 다른 종목들은 전혀 다르게 구성된 셈이다.
미래에셋운용이 운용하는 ‘TIGER 2차전지 TOP10’이나 ‘TIGER2차전지테마’ 역시 가장 많이 담고 있는 상품은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삼성SDI인 점은 동일하다. 다만 ‘TIGER 2차전지 TOP10’은 10개 기업에만, ‘TIGER 2차전지 테마’는 2차전지 밸류체인에 분산투자를 한다고 내건 점은 다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2차전지나 AI같이 시장에 유행이 생기면, 그 이름을 딴 상품을 네댓개씩 내놓는 게 관례”라며 “그래도 내용을 따져보면 다른 상품인 만큼, 이름만 보지 말고 적어도 어떤 종목을 담고 있는지는 꼭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101개에 이르는 합성 ETF는 이보다 더 복잡하다. 현재 순자산 1위와 2위는 ‘KODEX CD금리 액티브(합성)’과 ‘TIGER CD금리투자 KIS(합성)’으로 모두 금리형 합성 ETF다.
실물ETF는 종목들을 직접 펀드에 편입하는 반면, 합성ETF는 스왑계약을 체결해 운용한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합성ETF의 스왑 계약에 대해 개별 거래상대방에 대한 위험노출액, 담보평가액, 위험평가비율 등 다양한 내용을 공시하고 있지만 거래상대방 각자에게 무엇을 얼마나 제공하고 받는지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불충분하며 투자자들도 쉽게 간과한다”면서 “투자자의 상품 이해도를 높이고 투자 결정을 돕기 위해서는 향후 스왑 계약의 공시 항목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