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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곧대교 22일 행정심판…“갯벌 훼손”VS“피해 최소화”

이종일 기자I 2022.11.22 06:00:00

중앙행정심판위 22일 배곧대교 사건 심리
환경영향평가 재검토 통보 반려 여부 재결
시흥시 "대체습지 지정할 것, 승소 위해 노력"
환경단체 "습지보호 위해 청구 각하돼야"

배곧대교 조감도. (자료 = 시흥시 제공)
[시흥=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경기 시흥시 배곧대교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재검토 통보’ 반려 여부가 22일 결정된다.

21일 시흥시에 따르면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2일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 위원회 회의실에서 ‘배곧대교 민간투자사업 전략 및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재검토 통보처분 취소 행정심판’ 심리를 진행한다.

위원회는 심리 결과인 재결 내용을 23일 행정심판 청구인인 시흥시와 피청구인 한강유역환경청에 공개한다. 위원 9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행정심판 사건을 재결한다.

앞서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12월 시흥시의 배곧대교 건설 사업과 관련해 인천 송도 람사르습지 통과 문제로 환경영향평가 본안에 대해 ‘재검토 대상’으로 통보했다.

한강유역환경청은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송도 갯벌이 배곧대교로 인해 훼손되며 저어새 등 법정보호조류 서식에 미치는 환경적인 피해가 크다고 판단했다.

반면 시는 배곧대교 건설이 환경훼손 불이익보다 주민의 교통편익 등 공공의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해 올 3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재검토 통보’를 반려해달라는 취지로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시는 “람사르습지라도 무조건 개발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며 “람사르협약 제4조에 따르면 습지의 구획을 삭제 또는 축소하는 경우 가능한 한 습지자원의 상실을 보상해야 하고 물새 등의 종전 서식처에 상당하는 새로운 자연보호구를 설정하도록 명시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흥시와 민간사업시행자는 배곧대교 공사로 인해 훼손이 예상되는 면적의 1만배에 해당하는 면적을 대체습지로 지정하는 계획을 수립해 제출했다”며 “이는 람사르협약의 내용에도 부합한다”고 표명했다.

시흥시와 민간사업시행자는 “행정심판의 긍정적인 결과 도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승소 시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유관기관, 시민단체, 환경단체 등과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습지 보호를 위해 행정심판 청구가 각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23개 단체로 구성된 송도습지보호지역·람사르습지보전대책위원회는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재검토 통보는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한 것이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른 협의 의견이 부당하다고 행정심판을 청구한 것은 사업자의 전형적인 떼쓰기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재검토 통보는 한강유역환경청의 자체 판단이 아니라 중앙부처, 국책기관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협의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며 “정치적인 판단이 아니라 환경적 측면에서 객관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평가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만약 중앙행정심판위가 시흥시의 청구 내용을 인용한다면 환경영향평가제도를 왜곡하고 행정심판제도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선례를 만들게 된다”며 “국제적으로 보호를 약속한 람사르습지를 훼손함으로써 국가적 위상 또한 심각히 저하될 것이다”고 표명했다.

한편 배곧대교 건설 사업은 시흥 정왕동 배곧신도시에서 인천 연수구 송도11공구까지 갯벌·바다 위로 1.89㎞ 구간의 다리(왕복4차로)를 건설하는 것이다. 대교를 개통하면 송도국제도시와 서울대 시흥캠퍼스의 이동 시간은 승용차로 기존 20분 안팎에서 10분으로 줄고 버스는 60분 이상에서 25분으로 단축된다. 그러나 다리 하부 공사를 하면 갯벌 훼손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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