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금리 10년 만에 최고...카드 혜택 더 줄어든다

서대웅 기자I 2022.04.15 06:30:00

AA+·AA0 3년물 금리 4% 눈앞
'적자상품' 못만들어 원가 축소
카드론 영향 당장은 미미할 듯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신용카드·캐피탈 회사 등 여신(대출) 영업을 전문으로 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의 자금 조달 가격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당장 새로 출시될 신용카드의 할인·포인트 적립 등 혜택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당장 카드대출 금리에는 큰 영향은 미치지 않지만 장기적으론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AA-’ 3년물 10년 만에 4% 돌파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비씨카드가 발행하는 금융채 AA+(이하 무보증·민평3사 평균) 3년물 금리는 전날 연 3.660%를 기록했다. 현대·우리·하나카드와 현대캐피탈이 발행하는 금융채 AA0 3년물과 롯데카드·KB캐피탈 등이 찍어내는 AA- 3년물 금리도 각각 3.719%, 3.888%를 나타냈다.

이들 여전사가 발행하는 채권(여전채) 금리는 2거래일 연속 소폭 낮아졌으나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AA- 3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4.067%를 기록하며 2012년 4월 26일(4.00%) 이후 처음으로 4%를 돌파했다. 세계적인 긴축 움직임에 채권금리가 치솟고 있어 여전채 AA+와 AA0 금리도 조만간 4%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도 이날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인상했다.

여전채 금리는 올해 들어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해 말일과 비교하면 AA+, AA0, AA- 3년물은 모두 1.4%포인트 가까이 치솟았다.

여전사는 예금을 받지 못해 채권 발행으로 빌린 돈과 자기자본으로 영업한다. 외부 조달자금과 자기자본 비율이 대략 8대 2고, 조달자금의 약 60%를 여전채로 마련한다. 지난해 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의 여전채 규모는 78조2490억원에 달한다.

‘흑자상품’ 개발하려면 업무원가 줄여야

신용카드 상품 혜택은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조달 금리 급등으로 늘어난 비용을 만회하려면 또 다른 비용인 소비자 혜택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2020년 1월 업계가 자율적으로 마련한 ‘카드상품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에 따라 카드상품을 개발할 때 신용판매 수익이 비용보다 크도록 설계해야 한다. 출혈경쟁 방지를 위해 ‘적자 상품’을 내놓지 말라는 의미다.

신용판매 수익은 연회비, 가맹점수수료(카드수수료), 할부수수료로 구성되는데 카드수수료율 인하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흑자 상품’을 개발하려면 연회비나 할부수수료를 올리거나 비용 항목 중 업무원가를 줄일 수밖에 없다. 할인, 포인트 적립, 무이자할부 등 소비자 혜택과 마케팅 축소가 불가피한 셈이다.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 카드대출이나 신용대출 금리에는 당장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대출 금리는 조달금리보다 고객 연체 등이 반영된 신용부도율 비중이 큰 데다, 보통 1~3년 전 조달한 돈으로 대출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판매(대출)에 들어가는 돈은 평균 1년 반 전에 빌린 돈”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말 여전채는 초저금리 기조 속에 AA- 3년물 금리도 1.5%대를 기록했었다. 다만 글로벌 긴축 흐름 속에 금리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장기적으론 카드론 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업계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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