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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 이어 '지선승리'까지…추미애, 역대급 명예퇴진?

유태환 기자I 2018.02.15 06:00:00

盧정부 이후 현 여권 당 대표 조기퇴진 일상화
각종 선거패배·이합집산에 불명예 사퇴 다반사
심지어 文대통령도 임기 못 채우고 직 내려놔
秋, 지선만 이기면 2년 임기 명예롭게 마칠 듯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신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서는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어내는 지도부여야 한다. 기승전까지 왔고 ‘결’은 지방선거 승리.”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수석대변인으로서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며 한 말이다. 충남도당위원장인 박 의원은 14일 최고위원이 됐는데, 추미애 대표를 필두로한 현(現) 지도부가 지방선거 승리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 대표는 지난 2016년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돼 오는 8월까지가 임기다. 6.13 지방선거 승리에 2년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느냐 여부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민주당이 목표로 하는 ‘17개 광역시도지사 중 9개+α 승리’·‘PK(부산·경남) 교두보 확보’ 등이 현실화될 경우, 추 대표는 현 여권 출신으로는 역대급으로 명예롭게 퇴진하는 대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DJ(김대중 전 대통령)라는 총재형 지도 체제에 마침표를 찍은 노무현 정부 출범 뒤 현 여권에서 임기를 무사히 마친 당 대표는 찾아보기 어렵다.

현 여권은 2002년 대선에서 승리해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지만 새천년민주당이 열린우리당으로 분당하고, 2007년과 2012년 두 차례 대선에서 패배하는 등 2016년 총선과 지난해 대선 승리 전까지 현 보수 야권에 맥을 못 추는 형국이었다. 민주당 계열 대표는 선거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중도사퇴하기 일쑤였다. 이합집산이 잦았던 만큼 당 분열·통합 과정에서 지도부 교체로 임기를 채우기 어려운 면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민주당 대표 시절인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 전(前) 국민의당 대표 탈당 등 당이 내홍을 겪는 과정에서 직을 내려놨다.

추 대표도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차 위기는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추진하면서다. 추 대표는 ‘의견 수렴 없는 일방통행’·‘박 전 대통령에 면죄부를 주는 과정이 될 것’이라는 당 지지층과 의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고 결국 영수회담을 취소해야만 했다.

이후 탄핵과 정권교체 과정은 큰 탈 없이 지나갔지만, 추 대표가 정당발전위원회(정발위)를 통한 당 개편 작업에 착수하자 다시 한 번 큰 파장에 직면했다. 추 대표의 일방 드라이브에 당에서는 “당헌·당규를 위반하면 대표도 탄핵감”이라는 극단적인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 역시 추 대표가 한발 물러서면서 수습국면을 맞았다. 국민의당을 겨냥한 “머리 자르기”·“땡깡” 발언으로 설화에 휘말리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민의당에 대리사과를 해 자존심의 상처도 입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 추 대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 의원들은 “대표가 당 전체보다 지나치게 개인 의견 피력에 집중한다”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과 관계설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실상 당내계파가 없는 추 대표가 정권교체 사명을 부여받고 당 주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된 만큼, 대선 승리로 이미 상당 부분 역할을 완수했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 대표는 원내 상황이나 대야관계를 넘어 당 지지층 전체 목소리에 응답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추 대표는 정권교체 이후 당의 외연 확장과 지지층 요구에 충실히 답하는 역할을 잘 수행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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