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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창호 회장 "대기업과 손잡은 덕이죠"

강경록 기자I 2017.07.20 06:00:00

김창호 스포츠경영관리사협회 회장 인터뷰
19일 서울 광화문 인근서 이같이 말해
YG G애드 투자 등 사례 이어져
"순풍부는 스포츠산업 대기업과 상생 통해 가능"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스포츠 브랜드가 용구, 용품 판매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합니다.”

김창호 스포츠경영관리사협회장은 19일 서울 광화문 인근의 한 식당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4인 미만의 산업체가 전체 85% 이상을 차지하는 스포츠산업계야 말로 대기업과의 상생을 통해
김창호 스포츠관리사협회장
신규 일자리 창출과 글로벌 시장 확대를 통한 경쟁력을 강화에 특효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목할 만한 성공 사례도 많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대형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가 중소 스포츠마케팅 기업 G애드에 투자해 연 매출 100억 원이 넘는 시너지를 발휘해 회사명을 YG스포츠 변경한 것도 대규모 기업 자금을 바탕으로 한 대기업 중소기업간 상생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이미 세계 시장에 ‘스포츠 강국’으로 자리매김한 ‘코리아’의 이미지가 제품과 브랜드 이미지에 전이되는 이른바 ‘코리아 프리미엄’도 대기업의 투자 가치를 크게 높인다. 김회장은 “최근 박성현 프로의 US오픈 제패 등의 사례로 볼 때 이미 세계 골프시장에서 바라보는 한국은 ‘강국’의 이미지를 굳건히 갖추고 있다”며 “대기업이 토종 기술력을 앞세운 다양한 스포츠 브랜드에 관심 둔다면 글로벌 유명 상표를 만들 수 있는 초석은 이미 마련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올 초 미국의 PGA 버바 왓슨(39)과 후원 계약을 마치며 미국 시장에서의 주문이 쇄도와 투자 의향 러브콜이 줄 잇고 있는 국내 골프공 생산업체 볼빅이나, 국가대표급 선수들 사이에서 우수한 기술력이 알려지면서 국내 투자사 등에게 수백억 원대 투자 유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기능성 스포츠 웨어 브랜드 애플라인드, 세계 서핑보트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우성아이비 등에 대한 대기업과 VC(벤처캐피탈) 등 민간 자본의 투자가 활발히 논의 중인 이유도 이 때문이란 게 김회장의 설명이다.

스포츠산업체에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협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또 다른 이유는 일자리 창출에 있다. 세계적인 경영컨설팅업체 맥킨지가 내는 경영 전문지 ‘맥킨지쿼터리’는 2015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시장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경제 회복의 핵심”이라는 밝밝힌 바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맥킨지는 직원 500명 이하인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직원 1명당 특허가 13배 많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중소기업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또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대기업이 먼저 환경을 조성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이 새 일자리 하나를 만들기 위해 효율성을 따지는 것 보다 새로운 시장개척을 위해 중소기업에 투자에 나설 때 몇 배 이상의 일자리 창출과 신시장 공략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김 회장은 “맥킨지 보고서와 같은 개념의 투자 방식은 해외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스포츠 브랜드 새싹기업 육성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여년전 20명 남짓으로 문을 연 미국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 김창호 회장은 ”1996년 설립한 이 회사는 불과 20여년 만에 지난해 매출액이 30억 달러(한화 약 3조4000억원)를 돌파해 아디다스를 제치고 글로벌 스포츠용품 2위로 급부상했다.“며 ”우수한 기술력에 날개를 달 수 있었던 건 진가를 인정한 대기업과 정책적 기관 투자 등이 마중물이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대기업 자본과 결합할 경우 중소 브랜드는 투자를 발판으로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토대를 마련하고, 투자 기업은 ‘코리아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다는 점에서 상호 윈-윈 할 가능성이 크뿐만 아니라 스포츠 브랜드가 단순 제조 기능을 넘어 정보통신기술(ICT), 문화 상품 등과 결합 할 수 있어 잠재력이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포츠 브랜드 기업이 단순한 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생활 문화’를 선도한다는 점도 대기업과의 협업 시너지를 높인다. 김 회장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스포츠 브랜드의 융합 상품 론칭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며 ”ICT와 결합한 나이키나 생체 리듬을 강조하며 웰빙, 웰리스 시장까지 확대에 나선 언더아머, 디제잉과 힙팝 등과 협업해 콜라보 브랜드를 선보이는 기업까지 연령대와 문화 개척에 대한 니즈를 선도하는 ‘문화 주도형 융합시장’ 개척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토종 스포츠 브랜드의 경우 우수한 기술력을 지니고도 대기업과 민간 자본 등 투자 활성화가 미흡한 국내 시장 특성상 글로벌 경쟁력에서 뒤처지는 사례가 많다”며 “대기업의 신사업 확장과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국내 실정에 맞는 성장 가능성이 큰 국내 브랜드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관심과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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