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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복 선택의 새 기준..'로로피아나·제냐·체루티'

최은영 기자I 2016.04.13 06:00:00

고급 원단 앞세워 상품 기획·마케팅 활용
명품 남성복에 주로 사용되던 A급 원단 도입 경쟁
아웃도어 의류 '고어텍스'처럼..소재 따지는 소비자 늘어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A급 원단’이 신사복 선택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LF ‘질스튜어트뉴욕’ 로로피아나 수트.
정장에서 원단은 옷태를 좌우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요소다. 착용감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올해 남성복의 가장 큰 특징은 ‘고급화’다. 특히 품질과 상표는 ‘명품’ 이미지를 갖추되 가격이 합리적인 매스티지(masstige·대중적 명품)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신사복에서는 A급 원단으로 명품에 준하는 가치를 얻으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것이 ‘로로피아나(Loro Piana)’, ‘제냐(Zegna)’, ‘체루티(Cerruti)’ 등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패션 브랜드를 따지기에 앞서 소재를 먼저 본다. 과거 아웃도어 열기가 한창일 때 첨단 소재기업 고어사가 만든 ‘고어텍스’ 소재가 구매를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의 됐던 것과 같은 이치다.

고급 원단 브랜드를 앞세워 상품을 기획하고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

LF의 남성 컨템포러리 브랜드 ‘질스튜어트뉴욕’은 올 봄·여름(S/S) 시즌 로로피아나 원단을 사용한 정장의 기획 물량을 전년대비 25% 이상, 스트레치 기능이 함유돼 정장이지만 활동성이 좋은 체루티 원단의 적용 비중을 전년대비 80% 각각 늘렸다. 또 이번 시즌 처음으로 솔리드 원단(무늬 등이 없이 전체가 한 가지 색으로 짜인)에서 표현하기 힘든 오묘한 색감이 강점인 이탈리아 고급 원단 브랜드 ‘트라발도 토냐(Trabaldo Togna Estrato)’를 도입했다.

LF 관계자는 “지난해 질스튜어트뉴욕 전체 수트 제품의 15%에 불과했던 A급 원단 브랜드 제품을 올해는 30% 이상 대폭 확대됐다”며 “신제품 사진과 모델 화보 등이 실린 사진집의 80% 이상을 관련 제품으로 채우는 등 이번 시즌 모든 마케팅의 역량을 A급 원단을 적용한 고급 수트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는 올봄 신제품으로 ‘LS 200’을 선보이며 호주산 고급 메리노 양털로 만든 최고급 원단을 사용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최고급 아리스톤 원단을 사용한 ‘반하트 디 알바자’의 도릭 수트.
신원도 남성복 브랜드 ‘지이크’에 고급 원단을 사용해 만든 정장의 비중을 전년 대비 30% 가량 늘렸다. 소위 재벌들이 즐겨 입는 브랜드로 유명한 로로피아나를 비롯해 루이비통·구찌·아르마니 등 명품에 즐겨 쓰이는 ‘까노니꼬(Canonico)’·‘레다(Reda)’, 휴고보스·띠어리 같은 컨템포러리 브랜드에서 즐겨 찾는 ‘똘레뇨(Tollegno) 등의 원단을 사용했다.

신원의 남성복 브랜드 ‘반하트 디 알바자’는 최고급 ‘아리스톤(Ariston)’ 원단을 사용한 ‘도릭(Doric)’ 수트를 올봄 주력상품으로 내놨다. 아리스톤은 이탈리아 나폴리에 위치한 비스포크 원단 전문 업체에서 개발한 원단으로 뛰어난 색감과 화려한 패턴이 특징이다.

윤성혁 질스튜어트뉴욕 과장은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패션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기준이 높아짐에 따라 남성들 사이에서도 패션 제품의 필수 구성요소인 원단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라며 “원단 브랜드가 무엇인지, 몇 수인지 등 깐깐하게 제품의 사양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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