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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덴바덴의 기적 재현하겠다…최동원 정신으로 역전”[만났습니다①]

송승현 기자I 2023.07.25 06:00:00

박형준 부산시장 엑스포 유치 포부…"61조 경제효과 기대"
"엑스포 유치 시 올림픽·월드컵 모두 치른 세계 7번째 국가될 것"
"사계절 날씨 좋고, 세계서 가장 안전한 도시 부산만의 강점"
"우호국가와 전략적 공략국가 선정한 뒤 집중 교섭으로 막판 역전"

[대담=김성곤 이데일리 사회 부장·정리 송승현 기자] “부산 엑스포 유치라는 결과를 남기기 위해 막판 역전 드라마를 꼭 쓰겠습니다. 부산이 야구 도시 아닙니까. 최동원 선수가 부산의 상징인데, 개최지 선정까지 남은 기간 ‘마 함 해보입시더’라는 ‘최동원 정신’으로 뛰겠습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이데일리와의 만나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비교하면 8대 2 수준이었지만, 윤석열 대통령 주도하에 국정과제가 되고 대통령이 나서서 진두지휘하니 하나둘 지지하는 나라가 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은 지난 4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조사단이 현지실사를 마치면서 11월 발표만을 앞두고 있다. 개최지는 180개 회원국의 비밀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경쟁은 부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3파전으로 좁혀진 상황이다. 이 중에서 리야드가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빈 살만 왕세자의 진두지휘 아래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엑스포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후보국 사전발표(PT)와 1차 PT때까지만 해도 부산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정부와 기업들까지 ‘원팀’(One team)으로 뛰기 시작하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박 시장은 1981년 8월 모두의 예상을 깨고 ‘88올림픽’ 개최를 따낸 ‘바덴바덴의 기적’을 재현하겠단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 4월 현지실사를 마치고 BIE 실사단장은 부산이 엑스포 개최를 위한 모든 것을 갖춘 도시라 평가했다”며 “이번에 회람된 BIE 실사보고서에서도 부산은 교통, 숙박, 인프라, 치안부터 운영과 재정보증까지 모든 면에서 우월성을 인정받았다”고 자평했다.

△아직 엑스포 하면 대전엑스포나 여수엑스포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부산 엑스포는 당대 혁신기술의 장으로 경제적 파급효과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 부산이 유치하려고 하는 ‘등록엑스포’는 개최국이 부지만 제공하면 참가국이 자비로 국가관을 건설하는 구조다. 6개월 동안 전시를 진행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흑자구조를 띄는 행사다. 6개월 동안 3480만여명이 방문해 경제적 가치만 61조원 예상된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월드컵, 올림픽보다 2~3배 이상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엑스포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적·잠재적 효과에 있다. 대한민국이 부산세계박람회를 유치하게 되면 월드컵, 올림픽, 등록엑스포를 모두 개최한 세계 7번째 나라가 된다. (전쟁과 분단 등으로) 문명을 쫓아가는 국가에서 선도하는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될 것이다. 아울러 부산세계박람회는 단순히 부산에서 큰 행사를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가 경영의 차원에서 꼭 필요한 사업이다. 이 행사를 통해 부산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남부권을 발전시켜 수도권 집중화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새로운 국가성장의 모멘텀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선정될 시 행사가 열릴 부산의 북항. (사진=부산시 제공)
△평창 동계 올림픽도 성황리에 마쳤지만, 이를 위해 지었던 시설들이 ‘유휴시설’로 전락해 처치 곤란한 상황이다. 부산엑스포도 같은 수순을 밟을 것이란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는데.

- 올림픽과 등록엑스포는 엄연히 다르다. 시설을 우리가 짓는 게 아니라 참가국들이 자비를 들여 짓는다. 우리도 지난 두바이 엑스포때 500억원을 들여 두바이에 시설을 지었다. 결국 엑스포가 끝나고 남은 시설은 그 자체로 도시의 중요한 시설로 남게 된다. 무엇보다 엑스포는 부산 도심 한 가운데서 열린다. 도시 외곽에다 부지를 마련하고, 건물을 지어 사후에 쓸모없어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오히려 북항을 재개발하는 등 도심 재생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경쟁 도시와 비교할 때 부산만의 분명한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객관적인 면, 내용적인 면에서나 부산은 엑스포를 위해 이미 잘 갖춰진 도시로서 분명한 강점이 있다. 지난해 초 두바이 엑스포에서도 이미 봤지만, 엑스포가 6개월 동안 열리기 때문에 날씨가 참 중요하다. 대륙과 해양이 접하는 부산은 사계절 내내 날씨가 좋다. 사시사철 뚜렷하면서도 영하로 내려가는 경우도 거의 없고, 다른 지역처럼 여름철이라도 고온으로 올라가는 경우도 잘 없는 것이 큰 강점이다. 또한 대한민국과 부산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 중 하나다. 동시에 부산은 7개의 도심 속 해변, 10개의 산, 2개의 큰 강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국제관광도시이기도 하다. 항만으로서 부산이라는 도시가 포용성과 개방성의 속성도 갖춰, 새로운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향하는 엑스포의 정신하고도 가장 잘 맞는다.

△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대한민국 부산의 3파전 양상이다. 그동안 사우디가 오일머니를 내세워 앞서간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부산이 많이 따라잡았다는 내외신의 분석도 나온다. 현재 판세를 냉정하게 어떻게 보는지.

- 초기만 해도 50대 1이라 볼 정도로 대한민국은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에 크게 밀리는 상황이었다. 사실상 대한민국을 지지하는 나라는 대한민국 외에는 없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유치교섭을 시작한 지 1년여 남짓 된 이제는 정말 해볼 만한 상황이 됐다. 민관이 합심해 범국가적인 역량을 쏟아붓고 있으며, 대한상의를 비롯한 대통령 특사단의 해외 주요 회원국 교섭방문 등 외교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덕분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많이 따라잡았고, 남은 기간 추월을 위해 고도의 전략을 펼칠 것이다.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금은 팽팽한 판세라고 보고 있다. 유치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총력을 다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수준이다.

△88년 서울올림픽 유치, 2002년 한일월드컵 유치는 드라마틱한 승부였다. 만일 사우디가 앞서가고 있다면 과거 ‘바덴바덴의 기적’을 재현할 수 있는 필승의 역전 전략은.

- 지금은 정부는 물론 대기업, 지자체, 국민께서도 많은 힘을 보태 주시고 계신 만큼 유치에 대한 의지을 가지고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태평양 도서국, 중앙아시아, 중남미 등을 회원국 각각에 대한 맞춤형 교섭전략을 짜고있다. 우호국가와 전략적 공략국가를 선정한 뒤 집중 교섭활동을 펼쳐 한 나라 한나라 표심을 잡는 방식을 취하려 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1960년 부산시 동구 출생 △서울 대일고,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고려대 문학박사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국제학과 교수 △제17대 국회의원(부산 수영구·한나라당) △한나라당 대변인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 △대통령실 사회특별보좌관 △국회 사무총장 △38대 부산시장 △39대 부산시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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